5월 25일 세계 실종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아동권리보장원이 주관한 ‘유전자 검사로 만드는 만남의 기적’ 행사가 오늘 진행된다. 행사에 참석하는 장기실종 아동의 가족들은 “길게는 몇십 년간 잃어버린 아이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아이가 우리를 찾아오는 길뿐”이라며 실종 아동 유전자 등록에 대한 관심을 촉구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폐쇄회로(CC)TV 설치, 지문사전등록제도 등이 잘 구축돼 장기 실종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과거 미아, 유괴 등의 사유로 장기 실종된 사례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1년 이상 장기 실종된 아동은 871명, 이 가운데 장애인은 180명이다. 아동의 95%, 장애인의 69%가 10년 이상 실종된 상태다.
실종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억이 왜곡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어린 나이에 실종됐다면 성인이 된 지금의 모습을 예측하기 어렵다. 게다가 실종 당시 장소와 환경도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장기 실종 아동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04년부터 가족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 제도가 실종 아동 찾기에 도입됐다. 유전자 검사 제도는 ‘실종 아동’과 ‘실종 아동 등을 찾는 보호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실종 신고, 구강세포 등 검체 채취, 유전자 정보 검사 및 대조의 과정을 거친다.
아동권리보장원의 실종아동 업무 시스템에는 작년 한 해 동안 740건의 유전자 검체가 접수됐다. 4월 말 기준 유전자 검체 접수의 누적 건수 중 실종 아동과 장애인은 3만4370건, 실종 아동 등을 찾는 보호자가 4008건이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해마다 30∼40건의 가족 상봉이 이뤄지고 있으며, 4월 말 기준 총 675건의 가족 상봉이 성사됐다.
현재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무연고자는 실종아동법에 따라 유전자를 등록할 수 있다. 하지만 제도 도입 전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고 시설에서의 보호가 종료된 무연고 아동(현재는 성인)의 경우 본인이 실종 아동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채 아직까지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고 있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가족 상봉이 이뤄진 사례를 보면 본인이 실종 아동이라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가족을 찾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한 사례로 본인이 실종 아동인지 모른 채 아동보호 시설에서 생활했던 A 씨는 2020년 추석에 CU 편의점을 찾았다가 포스(POS)기에 송출되고 있는 실종아동 찾기 캠페인에서 본인의 어린 시절 사진을 발견하고 캠페인 주관 기관인 아동권리보장원에 연락해 본인은 실종아동이 아니라며 정보 정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담당자의 설득에 따라 A 씨는 유전자 검사를 진행했다가 진짜 가족을 찾게 됐다.
유전자는 외모나 기억, 환경과는 달리 변하지 않는 정보로 장기실종 아동 찾기에 필수불가결한 정보이다. 그러나 실종 아동과 보호자 모두 유전자를 등록해야 상봉이 가능한 구조여서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아울러 유전자 등록 제도에 대한 홍보 활동과 국민적인 관심도 꾸준히 이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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