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에 1~14시간 일한다” 154만명 역대 최대…5년새 60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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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5월 25일 08시 38분


2022.2.2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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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에 15시간도 일하지 않는 초단시간 취업자가 지난달 역대 최대인 154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5년 사이에 60만명이 늘어난 숫자다.

고령층 중심의 정부 일자리 사업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풀타임 일자리 급감, 플랫폼 산업 활성화 등에 따른 임시직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전 정부에서 세금으로 늘린 노인 일자리가 초단시간 취업자 증가에 직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고용 통계와 실제 체감하는 취업 시장 간의 격차도 이에 기반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새 정부는 앞으로 민간 고용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5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한 주에 1~14시간 일한 초단시간 취업자는 154만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만명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같은 달 기준 가장 큰 규모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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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1~14시간 일하는 초단시간 취업자 수는 최근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달인 3월에는 164만7000명으로 아예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5년 전인 2017년 4월(94만명)과 지난달을 비교하면 정확히 60만명 늘었다.

이러한 초단시간 취업자 증가세는 최근 고용 지표 호조세를 달리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고용의 양은 개선되고 있지만 늘어난 일자리의 ‘질’은 예전만 못한 상황으로 볼 수 있어서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1주일 소정 근로시간이 4주 평균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게는 Δ주휴수당(일주일마다 하루의 유급 휴일을 줘야 하는 제도) Δ연차휴가 Δ퇴직급여 등이 보장되지 않는다.

초단시간 근로는 소득과 경력 개발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청년유니온이 지난해 39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아르바이트 실태 조사에 따르면 주당 15시간 미만 근로자의 평균 소득은 월 44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초단시간 취업자가 늘어난 원인으로는 정부의 직접 일자리 사업 확대가 가장 먼저 손꼽힌다.

지난달에는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가 42만4000명 늘어나면서 전체 취업자 증가세(전년동월비 +86만5000명)를 주도했다. 여기에 노인 일자리 사업이 해당되는 공공행정·보건복지업 취업자가 지난달 32만명이 증가해 전체 증가 폭의 37%를 차지했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22년 만에 가장 많은 90만명 가까이 증가하긴 했지만, 고령층 증가분이 절반이었던 데다가 그중에서도 정부가 세금을 들여 마련한 공공 일자리가 상당 부분이었던 셈이다.

실제 취업 현장에서는 고용 지표로 드러난 호조세를 체감하기 힘들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과 박기성 성신여대 교수는 올초 ‘전일제 환산 취업자로 본 고용의 변화’ 보고서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단시간 일자리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기존 고용 통계와 현장 간에 괴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취업자 지표가 실제 노동 규모에 비해 2배가량 부풀려졌다는 분석도 내놨다. 노인 공공 일자리가 대부분 주 20시간 이내 파트타임 일자리인 탓이다.

반면 이달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민간 주도 경제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앞으로 민간 고용을 개선하기 위한 규제 완화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고용과 관련 “취업자 수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지만 직접 일자리 등 공공 부문 취업자 증가 영향도 상당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재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만큼, 민간의 고용 여력 제고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산업 구조 변화에도 선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민간 고용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서 Δ신산업 육성 Δ규제 혁파 Δ벤처·창업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여기에 Δ노동 유연성 제고 Δ청년 맞춤형 고용 지원 서비스 확대 Δ정부 노인 일자리의 시장형 전환도 예고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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