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축물 중 30년이 넘은 노후 건축물이 41.8%를 차지합니다. 도시재생의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건설업계와 도시개발업계가 도시 재창조를 해내야 합니다.”(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겸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
“탄소중립은 글로벌 트렌드입니다. 국내 건설업계가 탈탄소화 등 친환경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습니다.”(김기홍 맥킨지 서울사무소 부파트너)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코로나의 엔데믹 전환, 건설시장의 기회와 리스크’라는 주제로 동아일보·채널A가 개최한 제28회 동아모닝포럼에서는 엔데믹 전환 이후 건설업계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참석자들은 금리 인상과 건설 원자재값·인건비 급등 등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혁신적인 도시 개발’ ‘탄소중립 등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 등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도시재생의 시대 도래, 건설업에 기회”
이날 참석자들은 1기 신도시 등 기존 도심을 재생하고 개발할 때 4차 산업혁명 기술 등 스마트 건설 기술을 도입하고 각종 도시규제를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재 국토교통부 1차관은 이날 축사에서 “스마트 건설 기업을 육성하고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계획·설계 역량을 키워나가도록 도와서 건설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조강연에 나선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새 시대의 도시는 지하에 도시기반시설이 있고, 지상에는 공원이, 고층에는 상업·주거 등 사람들이 사용하는 공간이 있는 콤팩트 시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기능, 용도별로 지역을 나눈 기존 용도 지역제에서 벗어나 ‘용도 복합 도시개발’이 필요하다”며 “미국 뉴욕의 허드슨야드 개발처럼 중장기 대형 프로젝트가 추진돼야 한다”고 했다. 주거와 상업시설 등이 어우러진 복합도시를 조성할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또 “건설 공정을 디지털화하는 혁신 기술인 ‘콘테크’와 부동산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접목한 ‘프롭테크’ 등을 건설산업에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 ‘친환경·탄소중립’ 위기이자 기회
김기홍 맥킨지 한국사무소 부파트너는 주제 발표에서 “덴마크나 싱가포르,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은 이미 탄소 관련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글로벌 트렌트를 따라가지 못하면 해외 수주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멘트, 철강 등 원자재를 친환경 자재로 전환하거나 건축 시 폐기물이 적은 모듈러 방식을 도입하는 등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부파트너는 “앞으로 탄소중립을 실천한 기업은 20∼30%의 프리미엄을 받을 것”이라며 “이는 탄소중립을 위해 투자해야 하는 금액을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했다. 또 “친환경 자재나 기술을 사용하면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줘야 기업에서도 따라갈 요인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은 김인한 경희대 건축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진행됐다. 최은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계가 친환경, 탄소중립을 이뤄내기 위해 관련 전문 인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미흡한 가이드라인도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일반인들도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하는 기업, 친환경 기술에 프리미엄을 줄 정도로 ESG에 대한 공감대가 높아졌다”며 “탈현장·제조화된 건설산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건설사들의 기업 활동 촉진을 위해서는 건설업계 안전 규제가 처벌보다는 예방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최상호 대한건설협회 진흥본부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재해예방법’이 돼야 한다”며 “건설 사고의 책임과 주체가 다양한데 현재 법규는 경영자의 처벌이 강조돼 예방 효과가 적기 때문에 안전 교육을 강화하고 근로자 스스로 안전의식도 고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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