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뜨겁다. 불과 몇 년 전까지 ‘기후변화’로 표현했는데 ‘이변과 위기’를 넘어 이제는 ‘재앙’이라 표현해야 하는 수준이 되었다. 지구는 가뭄, 홍수, 태풍, 산불 등 변화의 수위를 높여가면서 경고했지만, 인간의 과도한 자극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사람도 미열에 앓아눕고 심하면 사경을 헤매는데 지구인들 오죽하겠는가.
최근 100년 동안에 지구의 온도가 1도 높아졌다. 지구의 역사 중 가장 충격적인 온도 변화는 약 5500만 년 전 평균 5∼6도 상승한 것이라고 한다. 2만 년에 걸쳐 변했으니 1도 약 4000년이 소요되었다. 물리학자들의 계산에 의하면 200년간 매초 원자폭탄을 4개씩 터뜨리면 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우리는 4000년의 변화를 단 100년 만에 일으켰다.
기후위기는 생물다양성의 위기로 이어지고, 생물다양성 위기는 식량위기로 이어진다. 지금 당장 탄소 배출을 줄인다고 하더라도 생태계가 곧바로 복원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환경 변화에 대한 복원이 필요하고 복원에는 생물다양성이 중요하다.
유기농업은 관행농업에 비해 30% 이상 생물 다양성이 높아서 생태계 복원을 위해 가장 중요한 농업이고, 기후위기 대응의 최종 목표이다. 그런 배경을 바탕으로 유럽연합(EU)은 기후 중립정책인 그린 딜(European Green Deal)의 전략 목표 중 하나로 2030년까지 농지의 25%를 유기농업으로 하기로 했다. 살충제 50% 감소, 비료 사용량 20% 감소 등의 실천을 주요 골자로 한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실현과 생태계 복원을 위해 필수 정책으로 유기농업을 선택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는 2025년까지 전체 농지의 10% 확대를 목표로 세웠지만 현재 5%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유기농업을 알리고 소비자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만든 것이 ‘유기농데이(62day)’다. 소비자들에게는 아직은 낯설지만 유기농과 발음이 비슷한 6월 2일을 정해 유기농업의 가치를 알리고 소비를 촉진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지정된 기념일이다. 2006년 시작한 유기농데이가 올해 17회를 맞고 있다. 금년은 ‘미닝아웃(meaning out), 가치를 즐겨라!’라는 주제와 ‘지구를 지키는 건강한 한입’이라는 슬로건으로 행사가 진행된다.
6월 4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유기농데이 기념식과 신선하고 건강하게 자란 친환경농산물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친환경농산물 파머스마켓’이 열리며 친환경농업의 중요성을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다. 더불어 친환경농산물 소비와 탄소중립 실천에 동참하면 다양한 선물을 증정하는 ‘유기농데이 가치소비 온라인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6월 11일과 19일에는 가족 단위로 친환경 농가를 방문하여 농산물 수확 체험, 별보기, 숲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친환경농가와 소비자의 만남’이 진행된다. 탄소중립을 실현시키는 친환경농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친환경농산물의 가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행사에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 따뜻한 봄날 가족들과 함께 친환경농업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