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CEO 만난 이재용, 7일엔 유럽으로 ‘반도체 출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3일 03시 00분


“네덜란드 장비업체 등 협력사 만나 공급망 확보… 투자준비 잰걸음” 관측
법원도 재판불출석 요청 받아들여
손경식 “이재용-신동빈 사면 검토를”… 추경호-경제단체장 간담회서 요청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7일 반도체 제조 장비 확보 등을 위한 유럽 출장길에 오른다. 지난달 30일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데 이어 반도체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공판에서 다음 재판의 불출석을 요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이 부회장은 7일부터 18일까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을 포함해 유럽 파트너사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ASML은 초미세 공정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업체다. 최근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며 EUV 장비 확보 경쟁이 벌어지자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2020년 10월에도 네덜란드로 가 페터르 베닝크 ASML CEO를 만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또 이날 반도체연구소장과 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을 교체하는 등 임원 10여 명에 대한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라고 풀이했다.

법원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일에 이어 이번에도 재판 불출석을 허가하면서 이 부회장의 글로벌 경영 행보에 숨통이 트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음 달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리는 ‘앨런&코 콘퍼런스’에 6년 만에 참석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억만장자 사교 클럽’으로 불리는 이 콘퍼런스는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인수합병(M&A)이나 기업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6대 경제단체장의 새 정부 출범 후 첫 간담회 자리에서는 이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사면 건의가 나왔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기업인들이 세계 시장에서 더욱 활발히 뛸 수 있도록 해외 출입국에 제약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의 사면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경제 안보 중요성이 커지고 지역 경제와 저출산, 일자리 등 국가 차원의 어젠다가 많다”며 “이런 문제를 통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책 메커니즘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추 부총리는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범부처 차원의 과감한 규제 혁파와 법인세, 가업 상속, 기업 승계 관련 세제 개편 등을 통해 기업 주도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고물가 상황과 관련해서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가격 상승 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해주길 부탁한다”고 했다.

한편 경제6단체는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7일 총파업을 예고한 것과 관련해 “국가 경제를 고려한 대승적 차원에서 운송 거부를 철회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재용#인텔ceo#파운드리#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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