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의 긴축 움직임에 아시아 금융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는 비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 사모 부동산에 주목하는 것이 좋습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허버트 쉔 PWS(Private Wealth Solutions)그룹 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사진)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초고액 자산가, 기관투자가 등 글로벌 ‘큰손’은 이미 사모 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쉔 대표는 아시아태평양지역 큰손들에게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는 투자 베테랑으로 꼽힌다.
사모 부동산 투자는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고 물가 상승률에 연동해 이용료를 정할 수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시기 유용한 투자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쉔 대표는 “비상장 리츠는 높은 안정성, 안정적인 배당 수익, 시세차익 기회 등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최근 금융시장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비상장 리츠는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인기를 끄는 상장 리츠보다는 비상장 리츠를 눈여겨보는 것이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쉔 대표는 “상장 리츠가 비상장 리츠에 비해 거래가 간편하고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다만 증시가 하락하면 상장 리츠도 함께 하락한다. 지금처럼 증시 변동성이 클 때에는 증시에서 자유로운 비상장 리츠가 더 낫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이 8810억 달러(약 1103조 원)인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도 부동산 보유 자산이 5500억 달러(약 689조 원)에 달하는 등 사모 부동산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만 쉔 대표는 “모든 부동산이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며 부동산 내에서도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임대 계약 기간이 긴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물가가 올라도 사전에 맺은 계약 등으로 임대료를 올리는 데 한계가 있어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쉔 대표가 추천하는 부동산 분야는 물류창고와 호텔 등이다. 물류창고의 경우 이커머스 시장이 가진 잠재력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에 따라 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여행 수요를 흡수해 호텔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게 쉔 대표의 생각이다.
실제로 블랙스톤 역시 6조70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들여 미국 현지 호텔인 익스텐디드 스테이를 인수하는 등 상업용 부동산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사에 글로벌 비상장 리츠 투자에 대해 문의하는 초고액 자산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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