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배달비를 외식 물가와 따로 분리해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외식 물가 상승에 배달비가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배달비 인상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소비자물가 조사 과정에서 배달비 항목을 별도 품목으로 조사하고 있진 않으나 외식 값에 배달비를 포함해 살피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배달비는 소비 대상과 결합해 지출되는 특성이 있어 이를 고려해 별도 품목으로 분리해 조사하고 있지는 않는 것”이라며 “그러나 추가 분석 등을 통해 배달비를 별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앞으로 외식·배달 산업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소비자물가 측정의 정확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최근 외식 산업에서 배달 비중이 확대된 데 따른 변화 양상을 통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지난달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단건 서비스 ‘배민1’의 배달비를 조사한 결과, 올 3월보다 적게는 300원에서 많게는 2000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배달비 분리 조사는 외식 물가에서 배달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게 해 보다 정확한 현실 파악을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지난달 외식 물가 중에서도 치킨(10.9%), 자장면(10.4%), 김밥(9.7%)의 오름세가 가팔랐는데, 이 오름세 가운데 재료비를 비롯한 음식 자체의 가격과 배달비 인상분을 구분할 수 있다면 정부의 물가 대응에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최근 외식 물가는 유가와 함께 전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손꼽힌다. 지난달 외식 물가는 7.4% 올라 1998년 3월(7.6%) 이후 24년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5.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외식 물가는 국제 곡물가격과 가뭄을 비롯한 대내외 요인으로 인해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현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외식 물가 상승의 상당 부분이 재료비·배달료 관련한 운영 경비 쪽”이라며 “이 부분이 계속 오르다 보니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오른 축산물가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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