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외국인 관광을 재개했지만 까다로운 세부 지침을 내놓으며 한국 여행사들이 여행 일정을 변경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13일 여행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외국인들의 단체 관광을 허용했지만 자유여행은 물론 단체관광 중 인솔자(가이드) 없는 ‘개별 이동’을 허용하지 않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자유여행 일정이 일부 포함된 여행 상품을 판매한 국내 여행사들은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부분 여행사들은 일본 여행 상품의 자유 일정을 취소하고, 가이드가 동행하는 일정으로 변경해 이를 고객들에게 알리고 있다.
이때 가이드 동행에 따른 추가 비용은 고객이 더 부담해야 한다. 일부 고객들은 ‘항의 표시’로 여행을 아예 취소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참좋은여행은 자유 일정이 포함된 오사카 여행 패키지 일정을 이미 변경했다. 이 업체는 지난달 2박3일 일정의 오사카 여행 패키지 99만원 짜리를 49만원으로 낮춰 2시간 만에 완판하기도 했다. 이 상품 일정 중 하루는 ‘자유여행’이었지만 이를 가이드가 동행하는 일정으로 바꿨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자유일정을 허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가이드 동행 일정으로 변경해 고객에게 이를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좋은여행은 자유일정을 교토 단체관광으로 변경하고,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5만원만 고객들이 추가로 내도록 했다.
하나투어도 자유일정이 포함된 일본 여행 상품의 관광 일정을 일부 변경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일본 정부 지침이 발표된 지난 금요일부터 자유일정 대신 단체일정을 추가하고 비용 10만원을 추가했다”며 “비용이 다소 오르자 여행을 취소하는 고객들도 일부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자유여행을 허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입국자에게 출발 전 72시간 내에 받은 코로나19 PCR 음성확인서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까다로운 입국 절차다.
일본 정부는 이외에 마스크 착용이 권고 사항이며, 식사 중 대화 자제, 여행 가이드가 교통수단·동선·음식점 내 착석 위치까지 파악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그러나 업계에선 일본 정부의 이 같은 까다로운 지침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외국인 여행객들의 음식점 내 착석 위치나 동선을 어떻게 일일이 파악할 수 있겠느냐”며 “상징적인 원칙일 뿐 실효성은 없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입국이 늘면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될 수 있다는 일본 국민들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재 유럽이나 미국은 코로나19 PCR 음성확인서가 없어도 입국할 수 있다. 이는 중국을 제외한 세계적 추세다. 이에 따라 오는 8월 정도면 일본에서도 자유여행 허용은 물론 유럽 수준에 버금가는 규제 완화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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