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 기대…단기예금에 자금 몰린다

  • 뉴시스
  • 입력 2022년 6월 13일 15시 56분


은행권에서 만기가 6개월 미만인 단기 예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지속해서 오르자 짧은 기간 자금을 운용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데다, 자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쏠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만기 6개월 예금 잔액은 43조99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2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올해 1월 말보다는 약 2조4000억원이 늘었다.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은 3개월 만기 예금은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지난달 말 4대 은행의 만기 3개월 예금 잔액은 39조5651억원으로 전월 대비 12.8%(4조5155억원)이 늘었다. 만기 3개월 예금 잔액은 올해 1월 말 이후 4개월간 11조원 이상이 증가했다.

은행권 전체로 봐도 만기가 짧은 예금상품으로의 유입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은행의 ‘6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금융권 정기예금에 유입된 신규 자금 중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의 비중은 66.5%였다. 한은은 “이번 인상기의 경우 금리 인상 기조 지속에 따른 시장금리 추가 상승 기대 등으로 예금주들이 만기를 짧게 운용함에 따라 저축성 수신 중 만기 6개월 미만 상품의 수신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만기가 짧은 단기 예금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금리 상승 추세가 이어지자 이를 관망하며 안전하게 자금을 묶어두려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만기가 짧은 상품에 돈을 넣어두면 금리가 추가로 올랐을 때 투자처를 찾는 데 유리하다.

게다가 은행권의 수신 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2.5~2.75%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은행들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마다 예금을 비롯한 수신 금리를 올려왔다.

지난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1.75%로 올리자 우리은행은 지난달 27일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올렸으며 신한·하나·농협은행도 지난달 30일부터 수신금리를 0.25~0.4%포인트 인상했다. 국민은행도 지난달 31일부터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올렸다.

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고 주식과 코인 등 자산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은행 단기 예금으로의 자금 유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은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정기예금 가입자들이 추가 금리 인상을 기대하면서 자금 만기를 짧게 운용하거나 관망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79조7768억원으로 전월 대비 19조1369억원 늘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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