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속 공공료 인상]
6월들어 10일까지 60억달러 적자… 철강-자동차 등 주력 수출액 줄어
“조업일수 줄어 수출 감소 수입 증가”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가 100억 달러(약 12조8550억 원)를 돌파하며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고물가,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며 대외 환경이 계속 악화되면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무역이 더욱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관세청이 발표한 6월 1∼10일 수출입현황에 따르면 수출액은 150억6900만 달러, 수입액은 210억6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7% 줄었고 수입액은 같은 기간 17.5% 늘었다. 연간 누계로 보면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수출액은 3076억8300만 달러, 수입액은 3215억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8%, 26.9% 늘었다.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더 확대되면서 무역수지는 적자를 보였다. 6월 1∼10일 무역수지는 59억9500만 달러 적자로, 이미 전월 전체 적자(37억2800만 달러)보다 적자폭을 훌쩍 넘어섰다. 적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 적자(6억6600만 달러)의 9배로 불어난 것이다.
수입액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원유 석탄 가스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원유 수입액은 37억3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8.1%, 석탄은 11억7600만 달러로 223.9%, 가스는 8억2300만 달러로 10.1% 늘었다.
반면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의 수출액이 대부분 줄었다. 철강 제품은 12억1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6.6%, 승용차는 6억2400만 달러로 35.6% 줄었다. 가장 큰 수출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액은 31억65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관세청 관계자는 “6월 1일과 6일 등 조업일수가 2일 줄면서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으로는 138억2200만 달러 적자로, 적자가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22억8400만 달러 흑자였던 점과 대조를 이뤘다. 이번 적자 규모는 관세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대치다. 연간 최대 무역적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8년 132억6741만 달러였다.
전문가들은 하반기(7∼12월) 교역 여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중국이 중국공산당 전국대표회의를 열고 미국에 경제 보복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중 무역 갈등은 국제 무역 상황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한국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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