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눈 앞에서 연봉이 순식간에 사라졌어요.”, “제일 부러운 사람요? 곱버스(인버스 2배) 투자자랑 예수금 많은 사람이요. 아, 오늘 주식 처음 시작하려던 사람도요.”,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 35%대 입니다. 바이오 종목 중 손실이 80%대까지 난 것도 있다니까요”
14일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는 증시 하락에 투자 손실을 봤다는 개인투자자들의 성토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1.26% 하락한 2472.96에 출발하면서 2400선이 붕괴됐다. 전일 연중 최저점을 갈아치운지 하루 만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충격에 코스피가 연이은 하락세를 이어가자 고통을 호소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마이너스 난 주식들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주식투자 유튜브와 기사를 쉬지 않고 본다는 투자자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하루에도 수십번 들락날락 거린다는 투자자들까지 성토의 글이 전일부터 하나둘 올라오고 있다.
지난 2020년 초 동학개미운동이 진행된 한참 후로 투자를 처음 시작했거나, 뒤늦게 주식 투자 포트폴리오 비중을 높인 경우, 무리하게 대출을 일으켜 투자했다면 이번 하락장에 더욱 손실을 봤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살펴본 결과 이번 코스피 하락세에 손실을 입었다며 낙담하는 글이 특히 늘었다. “수천 만원 떨어지니 연봉이 사라졌다. 한 번에 연봉 벌었다고 좋았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사회 생활하며 번 돈 다 주식에 넣었는데 죽을 맛”, “5% 이상 떨어지는 종목이 몇 개 인지 셀 수 없을 정도” 등이 눈에 띄었다.
장 변동성이 커지자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분위기다. 지금이라도 손해 본 종목들을 처분하는 것이 좋은지, 우선 이 위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나은지, 저가 매수 기회로 봐야 할 지 등 고민 상담하는 글도 상당했다.
직장인 김태영(39세)씨는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평가 수익률 -25.03%로 3200만원의 손실을 입은 상황이다. 김 씨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전부터 주식투자를 해왔지만 지난해부터 투자금을 크게 확대한 부분도 손실을 키운 것 같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장이 안 좋고 흔들릴 때 주식 투자 비중을 줄였어야 했는데 그게 맘처럼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손절매’ 하는 게 나을지, ‘물타기’를 하는 게 좋을지, 다른 사람들 말처럼 계좌를 닫고 안보고 기다리는게 나을지 도통 모르겠다”며 “계속 투자자 유튜브랑 기사를 보고 있지만 주가는 계속 떨어지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초조할 뿐”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푸념과 우려와 함께 위로의 말도 오갔다. 게시판에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여유있게 보자”, “하락장이 있으면 상승장이 있는 법”,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글부터 “주식시장은 원래 변동성이 큰 장인데 이 정도로 절망할 것 같으면 투자하면 안 된다”, “이 정도는 놀랄 일이 아니니 마음 단단히 먹자”는 말까지 다양했다.
그 중에는 “여기에 수익이 난 사람도 있겠죠?”란 글도 올라왔다. 그러자 “있겠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말도 못 꺼낼 듯”, “하락장이라고 모두가 손실을 보는 것은 아니다”, “말은 안 해도 버는 사람은 벌지도” 등의 글도 눈에 띄었다. 그러자 한 투자자는 “저 500만원 이익이에요. 물론 2000만원 이익이 500만원으로 줄었다는 것은 비밀”이라고 글을 올렸고, “그것마저도 부럽다”는 댓글도 달렸다.
우울해 하는 투자자 사이에 재치 있는 글도 주목을 받고 있다. 온라인 게시판 등에는 “내 종목은 떨어지는데 곱버스는 오르네. 그 와중에 부러운 곱버스 투자자”, “그보다 더 부러운 사람은 예수금 많은 사람, 그 다음은 오늘 주식 처음 시작하려던 사람”, “이제 계좌는 잠시 잊고 본업에 충실해야 할 때 인가” 등이 있다.
한편 코스피는 이날 오전 11시38분 전 거래일 대비 1.32% 하락한 2471.56으로 집계됐다. 2400선 밑에서 출발하며 연중 저점을 갈아치운지 하루 만에 2400선도 붕괴됐다. 개인과 외국인의 매도세에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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