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 옆 별도 토지 동시 매각 때 화단이나 출입구로 사용해왔다면
과거 사진 등 준비해 심판 청구, 양도세 과세대상 제외될 수 있어
1주택자인 A 씨는 2019년 집 한 채와 토지를 팔았다. 집은 대지면적 114m² 위에 있는 43m²짜리 단독주택(1번 주택)이었다. 1998년 아버지로부터 증여받아 21년 동안 거주했다. A 씨의 단독주택 옆에는 24m²의 토지(2번 토지)가 하나 더 있었다. 이 토지는 앞의 주택과 별개로 2012년에 도시개발공사로부터 구입했다. A 씨는 처음에는 여기에 고추 등을 심다가 2015년부터는 이 토지를 화단으로 활용했고, 2018년에는 화단을 없애고 벽과 문을 만들어 주택의 입구로 사용했다.
A 씨는 1번 주택과 2번 토지를 팔 때 세무사의 도움 없이 직접 신고했는데 1번 주택의 토지와 주택 건물만 비과세로 신고하고 2번 토지는 제외했다. 추후 세무사 상담 결과 2번 토지가 부수토지로 인정받으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A 씨는 납부한 양도소득세를 환급받기 위해 세무서를 찾아갔지만 주택의 부수토지로 인정받지 못하고 거부됐다.
세법상 거주자인 1가구가 2년 이상 보유한 1주택과 이에 부수되는 토지를 양도하는 경우 양도소득세를 비과세한다. 이때 양도소득세의 비과세 범위는 양도가액 12억 원까지다. 12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분에 대한 양도차익에는 양도소득세를 과세한다. 즉, 1주택 비과세는 집을 판 금액이 12억 원 이하이면 전액 비과세되고 12억 원을 초과하면 부분 비과세된다. 비과세의 조건은 2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하는 것이다. 다만 2017년 8월 2일 이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서 취득한 경우에는 2년 이상 보유하는 동안 2년 이상 거주도 한 후에 팔아야 한다.
1가구 1주택과 이에 부수되는 토지란 ‘해당 주택과 경제적 일체를 이루고 있는 토지로서 사회 통념상 주거생활 공간으로 인정되는 토지’를 말한다. A 씨 사례에 대해 과세 관청은 2번 토지가 1번 주택의 울타리 밖에 위치하고 있어 서로 구분돼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1번 주택에 대한 비과세는 인정되지만 2번 토지는 주택과 별개의 부동산으로 보고 양도세를 과세한 것이다.
억울했던 A 씨는 세무 상담 결과 유사한 사례에서 대법원이 부수토지로 판단한 판례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해당 판례에서 대법원은 ‘주거용 건물과 한 울타리 안에 있는 토지는 특별한 용도구분이 있는 등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주택의 부수토지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A 씨는 2번 토지를 화단과 출입구로 활용했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기존에 찍어뒀던 사진 등 자료를 준비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다. 결국 조세심판원은 주택과 용도가 구분되지 않으므로 주택의 부수토지로 볼 수 있다며 A 씨 손을 들어줬다.
세법의 근간을 관통하는 중요한 과세 원칙 중 하나는 ‘실질과세원칙’이다. 실질과세원칙은 세금을 부과할 때 외형이나 형식에 따라 판단할 것이 아니라 경제적, 법적 실질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으나 원칙적으로 형식에 따른 판단과 실질에 따른 판단이 서로 상충될 때는 실질이 형식에 우선하는 것이다. A 씨도 바로 이 원칙이 아니었더라면 비과세를 온전히 받지 못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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