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칩을 구성하는 여러 기능을 모듈 형태로 만들어 블록완구처럼 쌓아 원하는 기능에 맞게 맞춤형으로 조립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김지환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재료과학 및 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13일(현지 시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중국 칭화대 등과 공동으로 AI 칩 속에 다양한 모듈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는 광통신 AI 칩(사진)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발표했다.
AI 칩은 영상과 음성 인식처럼 한 분야를 심층 학습해 인간보다 나은 능력을 발휘하도록 설계된 장치다. 한번 학습한 AI 칩을 다른 분야에 활용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학습시키거나 아예 새 뇌를 이식하듯 기존에 학습한 부분을 교체해야 한다. 학습한 영역을 교체하는 기술은 있었지만 AI 칩의 배선을 새 모듈에 맞게 바꿔야 하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의 적용은 어려웠다.
연구팀은 배선을 쓰는 대신 모듈끼리 빛으로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방법을 새롭게 적용했다. 한쪽 모듈에 설치한 발광다이오드(LED)에서 정보를 담은 빛을 쏘면 다른 모듈들이 빛 패턴과 세기를 인식해 다시 정보로 변환하는 원리다. 빛이 칩 전체로 전달되기 때문에 모듈을 어디에 배치해도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연구팀은 빛뿐만 아니라 음파나 냄새로도 정보 전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매사추세츠공대를 뜻하는 M, I, T 글자를 인식하도록 학습한 모듈 부품 세 개를 차곡차곡 쌓아 가로세로 각각 2mm 크기의 영상인식 AI 칩을 만들었다. 실험 결과 이 칩은 각각의 글자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연 KIST 인공뇌융합연구단 단장은 “지금의 AI는 인간처럼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잘하기 어려운 게 가장 큰 단점이었다”며 “AI가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해결하는 이른바 ‘멀티모달 AI’에 한층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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