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가 93만 명 이상 늘어나는 등 고용이 늘고 있지만 고용의 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층과 여성을 중심으로 고용의 질이 크게 나빠져 양극화가 심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20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고용의 질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4월 현재 ‘고용의 질’ 지수는 99.2로, 기준이 되는 2020년 1월(100)보다 낮았다. ‘고용의 양’(취업자 수) 지수가 102.1까지 올라 2020년 수준을 웃돈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약 노동자’의 고용의 질이 크게 악화된 데다 회복도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취약 노동자는 종사상 지위, 근로 시간, 실직 위험 등 3가지 조건을 평가해 2개 이상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노동자를 뜻한다.
4월 현재 전체 노동자에서 취약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6.0%였다. 특히 3가지 조건에 모두 해당하는 ‘매우 취약군’은 2.4%로 2020년 1월(1.7%)보다 0.7%포인트 늘었다.
특히 고령층과 여성의 고용의 질이 더 나빠졌다. 여성 청년층(15∼29세)의 고용의 질 지수는 98.2인 반면 남성 청년층은 104.5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고령층 여성 노동자 가운데 ‘매우 취약군’의 비중은 코로나19 이후 최대 10.4%포인트 증가했다. 30∼59세 노동자 가운데 고용이 불안정하거나 실직 위험이 큰 노동자 비중도 남성보다 여성이 더 높았다. 송상윤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고용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직업교육 등 정책 노력과 함께 여성 노동자가 경력단절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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