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면적 409km²(약 1억2370만 평)에 달하는 방대한 새만금이 한국의 대표 연구단지로 부상할 절호의 기회가 왔다. ‘새만금 연구단지’는 지역균형개발과 지역 대학 발전을 연계한 현 정부의 정책과 전북대의 연구중심대학 전환에 그 성패가 달려 있다.
‘새만금 연구단지’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세계적 연구단지인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RTP)를 참고할 만하다. RTP가 들어선 땅은 목화와 목재를 생산하는 농지에 불과했다. 하지만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듀크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노스캐롤라이나대와 연계해 세계적인 첨단 연구단지로 변모시켰다. RTP에는 미국 국책 연구소들과 IBM, 시스코 등 세계적인 기업 700곳을 포함한 총 7000개 이상의 기업 및 연구소들이 들어서 있다. 생활비가 경쟁 상대인 실리콘밸리의 절반에 불과해 스타트업이 둥지를 트는 데도 유리한 환경을 갖고 있다.
28.3km²(약 856만 평)에 불과한 RTP에 비해 새만금은 14배나 큰 면적을 가지고 있다. RTP에는 없는 바다와도 맞닿아 있다. 해양, 우주항공, 재생에너지 등의 연구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토 서쪽의 핵심 연구단지로 성장할 잠재력이 큰 것이다.
2020년 새만금의 동서를 잇는 ‘동서도로’ 완공으로 기본 인프라가 갖춰졌다. 2024년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2029년 ‘새만금 국제공항’이 갖춰지면 새만금은 정주 여건이 좋아지고 글로벌 비즈니스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게 된다. 새만금에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가 시작됐고, SK컨소시엄이 데이터센터 및 창업클러스터 구축에 나서고 있다.
새만금연구단지는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원천기술과 첨단기술의 메카가 돼야 한다. 연구단지 형성을 위해서는 수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자들을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의 보고인 대학의 활용은 필수적이다. 대학을 활용해 퍼스트 무버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 전북대는 1000명이 넘는 교수, 2500여 명의 석·박사를 비롯해 농·식품, 에너지, 바이오 분야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고, 소재와 문화 분야 등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전북대가 비교 우위를 갖고 있는 연구소와 국책 연구소를 새만금으로 이전하고, 유망 분야의 국책 연구소를 신설해 아시아 최고의 연구단지로 육성해야 한다. 면적이 큰 만큼 될 수 있으면 많은 연구소들을 집적시켜야 한다. 그러면 기업도 몰려올 것이다. 대학 인근의 세계적 연구단지는 대학 발전을 이끄는 견인차가 된다. 대학, 국책 연구소, 기업 연구소의 집적은 국부를 쌓는 공식이자 지역균형발전의 가장 빠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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