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현지 시각)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이 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린 것은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미 기준금리는 기존 0.75∼1.00%에서 1.50∼1.75%로 높아졌다. 연준은 2020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제로(0) 금리를 유지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미 물가 상승세가 본격화되자 지난해 말부터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 단계를 거쳐 올 3월 0.25%포인트의 첫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물가가 더욱 치솟자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에 나섰다.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향후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었다. 그러나 5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6%에 달하면서 4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해 더 강도 높은 통화 긴축이 필요하다는 위기감이 퍼지면서 이 같은 초강수를 뒀다. 이날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관점에서 향후 0.5%포인트 인상 또는 0.75%포인트 인상이 다음 회의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며 다음 달에도 최소 ‘빅 스텝’ 이상의 강력한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한국은행도 7월에 ‘빅 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한국(1.7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 격차가 0.00∼0.25%포인트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 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외국인 투자금 유출, 원화 가치 하락,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 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은은 신중한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6일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빅 스텝’ 가능성 관련 질문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3.4%로 예상되는데, 금리 인상 속도가 우리보다 빠른 게 사실”이라면서도 “금리 격차 자체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이런 상황에서 외환·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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