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위기속 폭염 덮친 지구촌-국내]
에어컨 사용 늘어 23일 예비율 9.5%… ‘연중 최저치’ 기록 이틀만에 경신
“전력사용 정점 찍을 7, 8월 더 걱정”… 7월 전기료도 올라 서민 부담 가중
최근 이른 무더위와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공급예비율이 올 들어 처음으로 10%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기도 전에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다 다음 달부터 전기요금 인상도 예상돼 서민들의 요금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3일 전력 공급예비율은 9.5%로 올 들어 가장 낮았다. 앞서 연중 최저였던 21일의 12.2%를 이틀 만에 갈아 치웠다. 특히 예비율이 1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 5일(8.9%) 이후 8개월여 만이다.
공급예비율은 당일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 중 여유분이 얼마인지 보여주는 수치다. 통상 10% 이상을 유지해야 일부 발전소가 고장 등으로 멈춰서더라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전력 수요가 피크를 찍는 7, 8월이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전력 예비율 10%가 붕괴되면서 전력 공급 수준이 벌써부터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23일 폭우가 쏟아지기 전에 낮 기온이 급상승했고 습도가 오르면서 에어컨 사용량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했다. 23일 전력 공급 능력은 9만1404MW, 최대 전력은 8만3499MW로 공급예비력은 7905MW로 내려앉았다.
올여름 폭염 예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예상되지만 전력 공급은 크게 늘지 않아 전력 수급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블랙아웃(대정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기에다 올 3분기(7∼9월) 전기요금 인상도 예고돼 있다. 올여름 선풍기, 에어컨을 켜야 하는 가계와 소상공인들은 전기료 부담에 전력 수급 문제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 주 초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전력은 직전 분기 대비 상한 최대 폭인 kWh(킬로와트시)당 3원 전기료 인상을 요구했다. 올 들어 전기 생산에 쓰이는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석유 가격이 급등했지만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1, 2분기 요금을 올리지 않아 3분기에도 동결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전기요금을 일부 올리되 한전의 적자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자구책과 함께 취약계층 지원 방안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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