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의 하이브리드 모델에서 주행할수록 양이 줄어들어야 정상인 엔진오일이 오히려 늘어나는 사례가 나오면서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르면 다음 달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SW)를 업그레이드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쏘렌토 하이브리드 차주와 인수 예정자 등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엔진오일 증가 문제에 대한 불만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가솔린 연료가 엔진오일 탱크로 일부 유입되면서 자동차 성능이나 부품 부식 문제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문제 제기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5월 하이브리드 모델로선 역대 최다인 4220대 판매를 기록한 인기 모델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연소되지 않은 가솔린이 실린더 벽면을 타고 오일팬에 들어가는 것을 엔진오일 증가의 원인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엔진오일로 유입된 가솔린이 엔진 성능을 떨어뜨리지는 않는다는 내부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자체 리콜’을 통한 부품 교환 대신 ECU 설계(로직)를 바꾸는 무상 수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CU는 가솔린 분사량과 시점 등을 조정하는 장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ECU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연료 분사를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차량 테스트를 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 고객 조치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부품 교체 없는 SW 업그레이드가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여전히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모터와 엔진을 번갈아 쓰는 하이브리드 모델에 적은 배기량에도 높은 출력을 내게 하는 터보 기술을 결합시킨 게 이 같은 불완전 연소 현상을 가져왔다고 보고 있다. 저공해차를 만들기 위해 도입한 기술이 불완전 연소를 일으키는 조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로서는 소비자 불만이 더 쌓일 경우 ‘잘나가던’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이 꺾이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엔진오일 증가 현상은 ‘1.6터보 하이브리드’를 적용하는 현대차그룹 모든 차종에서 나타나고 있어서다. 쏘렌토의 경우 전체 판매량의 79%가 하이브리드 모델이고, 현대차 싼타페와 기아 스포티지도 각각 하이브리드 비중이 44%, 31%에 이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똑똑한’ 소비자가 전문가적 식견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업체의 자발적인 조치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는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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