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가운데 전체 주민의 절반가량이 재건축을 선호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응답자 10명 중 4명은 리모델링을 선택했다.
또 신도시 주민들은 재건축 비용으로 최대 평균 1억8000만 원까지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대답했다. 리모델링에 대해선 1억1400만 원 정도를 예상했다.
국토연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연구보고서(워킹페이퍼) ‘1기 신도시 주택 소유자의 인식조사’를 28일(오늘)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분당 일산 중동 평촌 산본 등 1기 신도시 5곳의 주택 소유자 546명을 대상으로 주택구입 목적부터 이주희망여부까지 설문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 신도시 주택구입, 자기자금 비율 갈수록 낮아져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7.2%는 자가 거주자였고, 나머지 22.8%는 임대였다. 지역별로는 중동과 평촌 신도시의 경우 자가 거주비율이 80% 이상이었고, 일산과 분당은 70% 이상, 산본은 65.6%였다.
소유주택수 기준으로 1주택자가 77.9%였으며, 2주택자 18.5%, 3주택 이상 3.6%를 각각 차지했다. 5개 신도시 모든 지역에서 1주택자가 70% 이상을 차지했다. 다만 중동(6.1%)과 평촌(5.9%) 분당(4.4%) 등 3곳은 3주택자 비율이 평균을 웃돌았다.
주택 구입은 77.1%가 매매를 통했으며 분양을 받아 30년 이상 거주하는 경우도 20.3%에 달했다.
주택 구입 자금의 58.7%는 저축을 통한 자기 자금이었고, 30.4%는 은행대출이었다. 저축을 통한 자기자금 비율은 시간이 갈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1기 신도시 입주 초기였던 1989~1998년까지만 해도 자기자금 비율은 무려 70.0%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1999~2005년 69.6% △2006~2008년 55.8% △2009~2014년 63.6% △2015~2018년 59.0%로 떨어졌고, 이번 조사에서는 50%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반면 은행대출 비중은 1989~1998년 15.0%에서 출발해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30%대를 넘어섰다.
● 10명 중 6명 실거주 목적으로 신도시 주택 구입
신도시 주택 구입 목적에 대해서 62%가 실거주를 꼽았고, 33.7%는 실거주와 시세차익이라고 대답했다. 순수 투자용은 2.3%에 불과했다.
이런 양상은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졌다. 2015년 이후 1기 신도시 내 주택을 구입한 응답자 가운데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비율이 전체의 44.5%로 2005년 이전(30.3%)와 비교할 때 크게 증가한 것이다.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은 2015년 77.8%에서 2020년에 65.0%로 시간이 갈수록 낮아졌다. 집값 상승에 따른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이유도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2005년 이전까지만 해도 신소시 프리미엄 효과라는 응답이 절반에 달했다. 하지만 2015년 이후에는 19.1%로 뚝 떨어졌다. 반면 재건축 등 개발호재는 같은 기간 13.9%에서 31.8%로 배 이상 높아졌다.
● 재건축 비용 1억8000만 원까지 허용
신도시 내 공동주택 재정비 수단으로 전체의 절반 정도가 재건축(46.2%)을 선호했다. 나머지 가운데 10명 중 4명 정도가 리모델링(42.6%)을 선택했고, 현행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응답자도 11.2%나 됐다. 리모델링에는 동별 전면 개조(0.9%)나 개별개조(5.8%)도 포함됐다.
재정비 사업수단별 최대 지불 가능한 금액에 대한 절문에 응답자들은 재건축의 경우 1억8000만 원, 리모델링은 1억400만 원으로 대답했다.
지역별로 금액에 다소 차이가 있었다. 분당의 경우 재건축에 2억800만 원, 리모델링에 1억1400만 원이 평균값으로 나왔다. 반면 일산은 재건축에 1억4400만 원, 리모델링에 8300만 원으로 가장 낮았다.
보고서를 작성한 국토연구원 손은영 전문연구원은 “각 도시의 주거시설 상황과 지역주민의 지불가능의사 등을 고려해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이외에 동별 전면개조나 개별 전문개조, 개별 부분 수선 등과 새로운 주택 재정비 방안을 선택지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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