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 그룹총수 주식재산 13조 증발…카카오 김범수 4.7조↓

  • 뉴시스
  • 입력 2022년 7월 5일 11시 16분


올 상반기에만 국내 33개 주요 그룹 총수 주식재산이 13조원 넘게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4조7000억원 이상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2년 상반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올 6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넘는 그룹 총수 33명이다.

조사 결과 33개 그룹 총수의 올해 1월 초와 3월 말 주식평가액은 각각 64조6325억원, 59조7626억원이었다. 6월 말에는 51조4463억원으로 3월 말보다 주식가치가 더 내려앉았다. 올 초 대비 6월 말 기준으로 보면 최근 6개월 새 33곳 그룹 총수 주식재산은 13조1862억원 감소했다. 이는 20.4%나 하락한 것으로, 올 초 때 파악된 총수 주식재산의 5분의 1 정도가 사라져 버린 셈이다.

◆4명, 주식가치 상승…OCI 이우현 부회장 ‘미소’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33명 총수 중에는 29명이나 올 상반기 주식재산이 쪼그라들었다. 반면 4명은 주식가치가 상승해 미소를 지었다.

올 상반기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 그룹 총수는 이우현 OCI 부회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부회장은 OCI 종목에서만 주식을 보유 중이다. OCI 주식종목 주가가 40% 가까이 크게 오르면서 이 부회장의 주식평가액도 올 초 1244억원에서 6월 말 1725억원으로 480억원 이상 껑충 뛰었다. OCI 주가가 크게 오른 배경에는 국내 유일의 폴리실리콘 생산업체라는 프리미엄도 한 몫 거들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패널과 반도체 웨이퍼에 사용되는 핵심 원료 중 하나이다.

이순형 세아 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도 올 상반기 주식재산이 20% 넘게 껑충 뛰었다. 이순형 회장은 1113억원에서 1388억원으로 최근 6개월 새 주식평가액이 275억원(24.7%) 증가했다. 이 회장은 세아제강지주와 세아제강 주식종목 등에서 주가가 오른 영향이 컸다.

신동빈 회장은 6943억원에서 8485억원으로 1541억원(22.2%) 불어났다. 신 회장의 경우 롯데쇼핑과 롯데지주 등의 주식종목에서 주가가 20% 이상 오르면서 신 회장의 주식재산도 1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6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조 클럽 중에서는 현대중공업 그룹 총수인 정몽준 아산재산 이사장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정몽준 이사장의 주식가치는 올 초 1조1262억원에서 6월 말 1조2481억원으로 최근 6개월 새 1219억원(10.8%) 넘게 주식재산이 늘었다. HD현대 주식종목의 주가가 올 초 5만3600원에서 6월30일 5만9400원으로 오르면서 정 이사장의 주식가치도 최근 6개월 새 10% 이상 많아졌다.

◆넷마블 방준혁, 주식재산 반토막…4명은 조 단위 감소

33개 그룹 총수 중 20명은 올 상반기에만 10% 넘게 주식가치가 떨어졌다. 올 1분기 주식평가액이 10% 이상 떨어진 총수가 7명이던 것에 비하면 갑절 이상 늘어난 숫자다.

하락률로 보면 불명예 1위는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다. 방 의장은 넷마블 종목에서만 주식을 갖고 있다. 넷마블의 종가는 올 초 12만7500원이었는데 지난 6월30일 6만8900원으로 46% 고꾸라졌다. 넷마블 주식이 큰 폭으로 하락하다 보니 방 의장이 보유한 주식가치도 2조6430억원에서 1조4283억원으로 내려앉았다.

김익래 다우키움 그룹 회장도 올 초 2116억원에서 6월 말 1262억원으로 주식평가액이 85억원 넘게 깎였다. 올 상반기에만 김 회장의 주식가치는 40.3% 감소했다.

올 초 대비 6월 말 기준으로 주식재산이 30%대로 증발한 그룹 총수는 4명으로 집계됐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39%(1월 초 12조2269억원→6월 말 7조4578억원) 감소했으며,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36.2%↓(2조3048억원→1조4711억원),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30.7%↓(3068억원→2128억원), 정몽규 에이치디씨(HDC) 회장 30.5%↓(2838억원→1972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주식평가액 기준으로 올 상반기에만 1조원 넘게 하락한 그룹 총수도 4명이나 됐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최근 6개월 새 4조7690억원이나 주식평가액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김 창업자는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에서 주식을 보유 중인데, 1월 초 대비 6월 말 기준 카카오 39%, 카카오게임즈 47.2% 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진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이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2조1530억원↓), 방준혁 넷마블 의장(1조2147억원↓),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1조1069억원↓) 세 명도 올 초 대비 6월 말 기준 주식재산이 1조원 넘게 크게 줄었다.

◆주식재산 1조 클럽 가입 총수 11명…효성 조현준 탈락

올해 6월 말 기준 조사 대상 33개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11명이 이름을 올렸다. 올 1월 초와 비교하면 1명 줄어든 인원이다.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2조335억원)이 차지했다. 2위는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9조795억원), 3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7조4578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주식재산 10조 클럽에는 이재용 부회장만 남게 됐다.

4~6위권에는 각각 ▲정의선 현대차 회장(3조2207억원) ▲최태원 SK 회장(2조7918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2조5164억원) 순이다. 7~10위는 ▲구광모 LG 회장(1조9550억원) ▲이해진 네이버 GIO(1조4711억원) ▲방준혁 넷마블 의장(1조4283억원)▲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2481억원) 순이었다.

이외 1조 클럽에는 이재현 CJ 회장(1조209억원)도 포함됐다. 올 초 주식재산이 1조1521억원이었던 조현준 효성 회장은 6월 말에는 8215억원으로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이번 조사에서 33개 그룹 총수가 보유하고 있는 개별 주식종목은 105개 정도였다. 이중 15곳 정도만 올 상반기에 주가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주가가 오른 종목 중 올 1월3일 대비 6월30일 기준 주가가 가장 크게 상승한 곳은 ‘세아제강’으로 나타났다.

최근 6개월 새 주가가 20% 이상 주가가 뛴 곳은 ▲CJ프레시웨이 40.5%↑(2만9400원→4만1300원) ▲OCI 38.6%↑(10만3500원→14만3500원) ▲세아제강지주 38.5%↑(10만원→13만8500원) ▲롯데칠성음료 33.6%↑(13만1000원→17만5000원) ▲롯데지주 25%↑(2만9850원→3만7300원) ▲롯데쇼핑 20.4%↑(8만6400원→10만4000원) 등 6곳으로 조사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 증감 여부에 따라 해당 주식종목을 보유한 일반 소액 투자자들의 주식가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문제는 6월말 이후에도 주가가 반등하지 않고 점점 내리막길로 가고 있어 외국 투자자는 지속적으로 국내 주식 시장을 떠나고 일반 국내 개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에 따른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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