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카드업권과 빅테크 업계와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5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14개 여전사 CEO와의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결제나 중개 관련 업종에 빅테크가 진출하면서 여러 시장 여건이 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여전업권의 적극적인 의견이 있었다”며 “개인적으로도 공정한 경쟁이나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갖고 있어서 그부분에 대해 신임 금융위원장 내정자께도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가 이달부터 카드론 대환대출을 시행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그와 관련된 여전 업계의 의견을 오늘도 들었다”며 “규제완화나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을 위해 여전업 개정 TF를 금융위와 함께 추진 중이기 때문에 다같이 살펴보려고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빅테크 업권과도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일단은 여전업권도 그렇고 긴급한 리스크 차원에서 넓은 카테고리로 만나 뵙고 있는데 좀 더 작은 카테고리로 상황과 이해관계가 조금 다른 분들을 별도로 구분해 만날 계획은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선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카드사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카드사가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카드론 금리도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다. 금융취약계층의 상환 부담이 가중될 뿐만 아니라, 카드사 역시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이 원장은 “카드사는 자체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자금을 여전채 형태로 채권 시장에서 조달하고 있다”며 “단기 채권 시장 전체가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 요인에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관련해 금융위와도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간담회 모두발언에서도 “자체적으로 보수적인 상황을 가정해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고 비상자금 조달 계획도 다시 한 번 점검해 달라”며 “단기 수익성 확보를 위한 무리한 영업 확장이나 고위험 자산 확대는 자제해 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전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관한 논의도 진행됐다. 과거 10년간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됨에 따라 여전사들은 부동산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확대했는데, 최근 들어 부동산 가격 하락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리스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원장은 부실 가능성이 높은 PF 대출을 회수할 수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예를 들어 지역별 또는 주택 내지 상가 같은 카테고리에 따라서 리스크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며 “(금감원이) 여전업권 전체 부동산 PF에 대해 전수 검사를 한번 실시해 사업장별 리스크를 점검하고 신규 기업여신 실행과 관련한 관리 방안에 대해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원장은 우리·신한은행 등 은행권에서 연달아 외환 이상거래 정황이 나오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금감원은 우리·신한은행 건에 대해 살펴보고 있고 혹여 유사한 거래가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타 은행 전체에 대해서도 점검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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