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원자력 발전의 단계적 감축을 앞세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공식 폐기하고,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이르면 내년 3분기(7~9월)에 재개한다. 문 정부가 제시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40%’ 달성은 유지하되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낮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국무회의에서 ‘새정부 에너지정책방향’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로 급격한 전환 대신 실현 가능하고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에너지 믹스(발전원별 구성)에서 원전 비중을 23.9%에서 30% 이상으로 늘릴 방침이다. 원전으로 추가 전력이 확보되는 만큼 문 정부가 제시한 신재생에너지 비중(30.2%)은 낮추기로 했다.
가동 허가기간이 종료된 기존 원전의 경우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계속 운전을 추진한다. 해당 원전의 가동중단을 최소화하기 위해 심사용 안전성 평가보고서 제출시기를 허가기간 만료 ‘5~2년 전’에서 ‘10~5년 전’으로 조정한다. 현재 건설 중인 원전 4기는 예정된 기한에 맞춰 준공한다. 신한울 1호기는 올 하반기, 신한울 2호기는 내년 하반기, 신고리 5·6호기는 각각 2024년과 2025년 상반기에 준공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30년에 가동되는 원전 수는 문 정부가 추진한 18기에서 28기로 10기가 늘어나게 된다. 이 중 신한울 3·4호기를 제외한 8기가 계속 운전에 들어가는 원전이다.
에너지 믹스에서 신재생에너지와 화력발전의 비중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문 정부가 지난해 10월 2030년 NDC를 발표하며 밝힌 전력수요가 적정 수준보다 낮다는 판단이다. 이는 원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이기로 한 배경이 됐다. 정부는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화력발전 비중을 올 4분기(10~12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확정할 계획이다. 산업부 당국자는 “필요한 전력수요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등의 발전 비중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 비중 확대와 더불어 원전산업 생태계를 복원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고, 약 4000억 원을 투입해 독자 소형모듈원전(SMR)을 개발하기로 했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새 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이 차질 없이 이행될 경우 원전·재생·수소에너지의 혼합을 통해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2021년 81.8%에서 2030년 60%대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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