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이 6.0%를 기록하며 무려 23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자 시장에선 7월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p) 인상)이 확실시된다는 관측이 나왔다.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빅스텝을 단행한다면 사상 첫 사례로 남게 된다.
6일 통계청의 ‘2022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6.0% 상승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앞서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로 3%대에 진입한 뒤 올해 3월 4.1%, 4월 4.8%에 이어 5월 5.4%를 기록하며 매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어서 6월에는 6%선마저 돌파한 것이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6%대 물가상승률이 충분히 예상했던 숫자라고 평가하면서 오는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사상 첫 기준금리 0.50%p 인상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는 관측을 함께 내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채권 시장에서는 이미 ‘빅스텝’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해놓은 상황”이라며 “금통위가 7월 기준금리를 0.50%p 올려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에도 물가가 계속 오름세를 나타낼 전망이며 당분간 물가 정점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금통위가 다음주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본다”라고 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7월 금통위의 빅스텝이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라면서 “다만 비둘기파로 꼽히는 주상영 금통위원은 이번 회의에서 0.25%p 인상 소수 의견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빅스텝의 최대 근거로는 물가와 마찬가지로 높이 치솟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꼽혔다.
한은에 따르면 6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3.9%로 지난 2012년 4월 이후 10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상승폭인 0.6%p도 사상 최대 수준이었다.
통상 기대 인플레이션이 오르면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며, 시차를 두고 다시 물가에 반영된다. 임금과 물가가 나선형의 상승 곡선을 타고 끊임없이 오르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열린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임금-물가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되지 않도록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확산을 각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한은에 있어 매우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빅스텝이 필요한 상황까지 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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