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 위해 다시 美 진출 박차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11일 03시 00분


제약-바이오 업계, 코로나에 주춤
2019년 9개 달한 FDA 승인 제품, 2년 동안 2개 그쳐 시장확대 못해
심사단 방한재개 추진해 활로 모색, 美업체 인수해 FDA 등록 적극 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해외 시장 진출이 위축됐던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다시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블록버스터급 신약(연 매출 1조 원 이상)’ 개발의 필수조건인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위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10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0년과 지난해 미국 FDA 승인을 받은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제품은 각 1개씩으로 집계됐다. 2003년 LG화학이 첫 승인을 받은 뒤 2017년 2개, 2018년 4개, 2019년 9개 등 상승세를 그려오던 미국 시장 진출이 한풀 꺾인 셈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국 의약품 시장은 전 세계 시장의 40% 이상 규모로,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 본사가 위치해 경쟁이 치열하고 미국 FDA의 승인도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게 까다롭다”며 “즉, FDA 승인은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이며 다른 국가로 진출하기 위한 보증수표 역할도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에서 FDA 승인을 받은 신약이나 바이오시밀러를 보유 중인 기업은 단 9곳뿐이다.

한국 기업들의 FDA 승인이 주춤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심사 절차가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가 대표적이다. 한미약품은 2019년 10월 FDA에 시판허가를 신청해 대부분의 절차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필수 절차인 현장 검사가 이뤄지지 못해 아직 승인을 받지 못했다. 당초 2020년 3월 롤론티스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경기 평택 세파플랜트 현장 검사가 예정돼 있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사단 방문이 반복해서 연기됐다. 한미약품은 올해 현장 검사를 거쳐 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체외진단 전문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미국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메리디안)를 2조 원에 인수한 것처럼 직접 거점을 마련하는 것이 북미 시장의 활로를 뚫는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의장은 “미국 FDA의 등록 기준이 다른 나라보다 세부적인 것을 요구하는 면이 있어 진출이 어려운데 메리디안은 30명가량의 FDA 전담 허가 등록 담당 인력을 보유 중”이라며 “경험이 많은 메리디안 인력과 협업해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보다 단기간 내에 FDA 등록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바이오#블록버스터 신약#fda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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