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출발한 인천행 여객기
엔진 결함으로 인근 공항 비상착륙
승객들 “진동-소음에 유서 쓰기도”
인명 피해 없어… 대체 여객기 투입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오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기체 이상을 감지하고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 비상 착륙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1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스탄불 국제공항에서 이날 0시 25분(한국 시간) 출발한 대한항공 KE9956편(HL8228) A330-200 여객기가 이륙한 지 1시간 50여 분 만에 조종석에서 오른쪽 2번 엔진의 진동 메시지가 감지됐다. 엔진 쪽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목격하거나 진동과 소음, 열기 등을 느낀 승객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승객 A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불꽃이 팍팍, 스파크가 팍팍, 번개인 줄 알았다. 심장이 터지는 것 같았다”는 글을 남겼다. 여객기에는 탑승객 215명과 승무원 10명이 타고 있었다.
엔진 결함 메시지가 반복되자 여객기 기장은 2시간 내 거리의 바쿠 헤이다르 알리예프 국제공항에 긴급 착륙하기로 결정했다. 기내 방송으로 승객들에게도 엔진 이상과 비상착륙 사실을 알렸다. 불안감이 커진 일부 승객은 유서를 미리 작성하거나 가족끼리 기도를 올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장은 이후 “더 이상의 위험한 상황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며 “항공기는 정상적으로, 아 정상이진 않지만 안전한 상태로 운항되고 있다”고 안내해 승객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문제가 된 A330 여객기는 2011년 3월 제작됐으며 2개의 엔진이 달린 쌍발기다. 엔진 1개가 고장 나더라도 연료 계통에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면 계속 비행할 수 있다. 다만 항공기에 달린 엔진 성능 등을 고려해 비행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그래서 모든 항공사는 여객기가 오가는 노선에 비상 상황에 대비해 긴급 착륙할 수 있는 공항을 미리 지정해둔다.
KE9956편은 문제 감지 뒤 2시간이 지난 10일 오전 4시 15분에 바쿠 공항에 착륙했다. 대한항공은 이스탄불 지점 직원을 바쿠로 급파했고, 공항 내 대기 승객에게 기내 담요 등을 제공했다. 현지 조업사를 통해 입국 비자 발급 절차를 진행한 뒤 승객들을 현지 호텔로 이동시켰다. 승객과 승무원들의 안전과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승객 수송을 위해 동일 기종인 A330-200(KE2901) 임시편을 투입했다. 이날 오후 2시 15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임시편에는 KE9956편 정비를 위한 장비와 인력도 실어 보냈다. 엔진은 화물기로 따로 공수할 계획이다. 임시편은 현지에서 승객을 태운 뒤 11일 오전 8시 30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승객이 유전자증폭(PCR) 검사 기한인 48시간을 넘기게 되기에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 검역소와 입국 시 PCR 검사·신속 항원 검사 유효기간 연장 협의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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