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무역수지가 4개월 연속 적자로 집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7월 1~10일까지 무역수지는 55억 달러 적자를 넘어섰고 연간 누계로는 160억 달러 적자에 육박했다.
국제유가 급등과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올해 연말까지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도 무역금융 규모를 40조 원 이상 확대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11일 관세청이 발표한 7월 1~10일까지 수출입현황을 보면 이 기간 수출액은 157억8300만 달러, 수입액은 213억1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 수입액은 14.1% 늘었다. 연간 누계로 보면 수출액은 3662억3800만 달러, 수입액은 3821억2200만 달러로 전년대비 각각 15.1%, 25.5% 증가했다.
문제는 무역수지다.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더 크게 늘면서 7월 1~10일 동안 무역수지는 55억28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전월 60억5800만 달러 적자보단 적자폭이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36억1100만 달러보다는 적자 규모가 커졌다. 연간누계로는 158억8400만 달러로 160억 달러 적자에 육박했다.
주요 품목별 수출 동향을 보면 반도체(10.4%)와 석유제품(96.7%) 승용차(6.1%) 등에서 수출액이 늘었다. 반면 정밀기기(―20.4%)와 가전제품(―27.2%) 등에서 감소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6.2%) 베트남(15.5%) 싱가포르(49.7%) 등에서 증가했고 중국(―8.9%) 유럽연합(―18.6%) 일본(―9.1%) 등에서 줄었다.
늘어난 수입액 대부분을 차지한 것은 3대 에너지다. 이 기간 원유는 전년대비 95.4%, 석탄 125.8%, 가스 11.0% 늘었다. 3대 에너지 수입액은 이 기간 64억9600달러로 지난달 57억2900만 달러보다 11.8% 늘었다.
무역수지는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연속 적자를 보이고 있다. 7월까지 무역수지가 적자로 집계되면 2008년 4월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적자를 보일 전망이다.
정부 역시 하반기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3일 제3차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세부 내역과 향후 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반기 수출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라며 “글로벌 긴축 가속화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고 전 세계 교역량도 위축될 것으로 보여 주력 품목의 수출 신장세가 약화할 우려가 있다”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이에 올해 무역금융을 기존 261조3000억 원에서 301조3000억 원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수입보험 역시 1조3000억 원 공급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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