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완화로 산업 전기수요 증가 탓
에너지 가격 급등… 거래액 사상 최대
올해 상반기(1∼6월) 전력거래량이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로 나타났다. 방역조치 완화로 산업분야에서 전기수요가 늘어난 데다 때 이른 무더위가 닥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 가격 급등과 맞물려 이 기간 전력거래금액은 30조 원을 넘어서 상·하반기 통틀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1일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력거래량은 26만9432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늘었다. 상반기 기준 최대였던 2018년 상반기(26만2555GWh)를 넘어선 것이다. 반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하반기(27만7630GWh)와 2018년 하반기(27만4506GWh)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올 상반기 전력수요가 급증한 건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소비가 살아나면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산업계의 전력 사용량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또 올 6월 고온다습한 무더위가 일찍 찾아와 냉방기 사용이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달 26일에는 서울에서 사상 처음 ‘6월 열대야’ 현상이 관측됐다.
올 상반기 전력거래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7% 급증한 37조349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력거래금액이 반기 기준으로 30조 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이는 전력수요 증가와 더불어 발전연료로 쓰이는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제유가는 전년 대비 60%(두바이유 기준), 액화천연가스(LNG) 229%, 석탄 223%(호주탄 기준) 올랐다. 에너지 값 상승에 따른 전력도매가격(SMP) 부담은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로 이어지고 있다.
전력수급 상황이 심상치 않자 정부는 4일부터 전력수급상황실을 운영하며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9.2GW(기가와트)의 예비전력을 추가 확보하고, 공공분야에서 냉방기 순차 가동중지 등 수요 관리에 나섰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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