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이 교수 “수학 ‘학문’ 아닌 ‘평가’ 수단으로 삼는 게 문제”

  • 뉴시스
  • 입력 2022년 7월 13일 18시 14분


“중한 학창 시절을 공부하는 데 사용하는 게 아니라 평가받는 데 사용하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수학 그 자체나 교육 과정에 집중하기보다는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완벽하게 잘해야 하는 사회 문화가 그 배경 아닐까 합니다.”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39)가 13일 한국고등과학원에서 개최된 필즈상 수상 기념 강연회 직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고교생 3명 중 1명꼴로 수포자(수학 포기자)인 현실에서 우리나라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허 교수는 “이러한 현실에 너무 주눅들지 말고 적성이 있는 분들은 실수 없이 완벽하게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마음이 끌리는 대로 폭넓고 깊이 있는 공부를 하길 바란다”면서 “사회 정책을 바꿀 수 있는 어르신들은 학생들의 용기가 배신 당하지 않도록 정책 틀을 잘 짜주셨으면 한다”고 제시했다.

한국 학생들이 수학을 너무 많이 해서 탈인지, 아니면 적게 해서 탈인지 묻는 질문에는 “미국의 스탠퍼드, 프린스턴 등과 같은 상위권 대학에서 강의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데 그 중에 한국 학생들이 자주 포함돼 있다”면서 “흔히들 생각하는 것과 달리 다른 문화권에 비해 한국 학생들이 더 준비돼 있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학생들이 좁은 범위의 문제를 실수없이 빨리 풀어내는 능력은 훌륭한데 넓고 깊게 공부할 준비는 비교적 덜 돼 있다”면서 “적어도 상위권 학생의 경우에는 전공을 선택한 이후에 더 깊이 공부할 준비가 잘되도록 고등학교 제도가 잘 돼 있었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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