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전략 발표… “선복량 46% 확대”
선박-터미널-종합 물류 등에 투자
김경배 대표 “미래 생존 위한 것”
“2050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도
“국가에 누가 되지 않는 회사가 될 것이다.”
김경배 HMM 대표이사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중장기 전략 발표회에서 생존을 넘어 성장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HMM이 2011∼2019년의 긴 적자의 터널을 빠져나온 뒤 조 단위 이익을 내며 체질 개선에 성공한 만큼 글로벌 최상위 해운사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HMM은 2026년까지 친환경 선박 등 해운 전략자산에 15조 원을 투자하고 선복량(총적재량)을 현재보다 46% 늘리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해운사를 향한 환경 규제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공격적으로 시장 상황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선박, 터미널, 물류시설 등 해운 핵심 자산에 10조 원을 투입한다. 여기에는 메탄올 또는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 확보를 위한 3조7000억 원이 포함됐다. 아울러 선사에의 지분 투자나 인수합병(M&A), 선박용 친환경 연료 개발, 종합 물류 등 성장을 위한 사업 다각화에 5조 원을 배정했다.
HMM의 과감한 투자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인 7조3775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개선된 재무구조가 배경이 됐다. 올해 1분기(1∼3월)에도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3조1486억 원을 달성했다. 이에 현금성 자산 규모는 3월 말 9조5000억 원에 이른다. 김 대표는 “돈이 남아서 하는 투자가 아니다. 이 투자가 없으면 미래에 생존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해운업의 기본인 선복량은 현재 82만 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에서 120만 TEU로 늘린다. 아울러 핵심 지역 터미널 등 물류 인프라를 확보하고, 운송 노선도 확대한다. 벌크선 사업 비중도 늘린다. 법정관리 전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사업 비중은 6 대 4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95%가 컨테이너선에 쏠려 있다. 사업 편중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29척인 벌크선을 5년 후 55척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목표도 내세웠다. HMM 측은 이미 저유황유를 사용 중이며 스크러버(집진기)를 설치하는 등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더해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저탄소 선박을 확보해 친환경 선단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HMM 경영진은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문제에 대해서는 “시기나 방법에 대해서는 대주주들과 논의한 바가 없다”고 전했다. 해운업계에서는 HMM이 정상화된 만큼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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