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공급망 붕괴 위기]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이어… 유럽 원전시장 입찰도 본격화
소형모듈원자로 수주도 늘듯… “대규모 시설투자 필요” 목소리
“정부가 계획한 신한울 3·4호기, 해외 원전 수출,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주가 한꺼번에 몰리면 현재 설비만으로는 택도 없다.”
15일 동아일보가 만난 주요 원전 협력업체들은 향후 원전 일감이 쏠릴 것에 대비해 지금부터 대규모 원전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4기)부터 신한울 1·2·3·4호기에 대비해 신고리 5·6호기 등 이전에 국내 원전업계가 소화한 물량은 14년에 걸쳐 분산됐지만, 현재 원전 중기의 생산 능력이 위축된 상황에서 이런 물량을 한꺼번에 소화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시점이 당초 2025년에서 2024년으로 1년 앞당겨지며 이르면 내년 하반기(7∼12월)부터 부품 제작 발주가 시작된다. 체코 폴란드 등을 시작으로 유럽 원전 시장 입찰도 본격화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목표로 정했다.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SMR 역시 2026년부터 물량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SMR는 전기출력 300메가와트(MW) 미만 소형 원자로다. 1기당 건설 비용이 수조 원에 달하는 대형 원자로보다 경제적이고, 선박이나 수소 에너지원 등으로 쓸 수 있다. 여기에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캐스크·금속통) 발주도 임박했다. 발전소 내 임시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원전업계는 해체가 결정된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2025∼2035년 700여 대의 캐스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 대규모 설비 투자가 시급하지만 고사 위기에 몰린 원전 중소기업은 자체 투자 여력이 없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신규 시설자금으로 200억 원을 편성했지만 원전 생태계 400여 업체가 기계 하나씩 구입하기도 태부족”이라고 말했다.
창원·김해=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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