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이자 장사를 비판하며 예대금리차를 줄이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에 한동안 주춤했던 대출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다. 금융채 금리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 연동금리가 오른 영향으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대출금리 상승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과 각사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신규 코픽스)는 이날 기준 연 3.83~6.226%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국민 3.83~5.03% ▲신한 4.13~5.03% ▲하나 4.826~6.226% ▲우리 4.08~4.48% ▲농협 4.14~5.34% 수준이다. 상단이 6%를 훌쩍 넘어 연내 7%대에 다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용대출 금리(6개월 변동)는 3.42~5.65%로 형성됐다. 은행별로 ▲국민 4.75~5.65% ▲신한 4.95~5.45% ▲하나 4.326~4.926% ▲우리 4.49~5.39% ▲농협 3.42~3.82% 등이다. 이 같은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는 신용등급 1~3등급 기준이다. 신용등급이 5등급 이하로 내려가면 대출 금리 상단은 7%를 넘어선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주춤했던 주택담보대출도 다시 오르고 있다. 이날 주담대 변동형(신규 코픽스) 금리는 4.04~6.236%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국민 4.10~5.60% ▲신한 4.33~5.38% ▲하나 4.936~6.236% ▲우리 4.55~5.53% ▲농협 4.04~5.04% 수준이다.
주담대 고정형과 변동형 상단이 모두 6%를 상회하는 가운데, 코픽스 상승 영향으로 변동형이 고정형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처럼 금융채 금리와 코픽스가 오르면서 이에 연동되는 대출금리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38%로 전월 대비 0.40%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4년 8월 2.34% 이후 최고치다. 상승폭 0.4%p는 코픽스 공시를 시작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코픽스 구성요인 중 비중이 높은 정기예금과 금융채 금리가 오른 영향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채권시장 금리가 상승했다. 은행들은 이를 반영해 주담대 변동금리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이달 한은이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한 이후 은행들이 예금과 적금 금리에 바로 적용라면서 7월 코픽스도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이는 다시 코픽스 연동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3월 기준 연 3.96%인 금융권의 가계 대출 평균 금리가 7%가 될 경우, 원리금 상환에 소득의 70% 이상을 써야 하는 대출자가 19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대출금리 7%가 되면 190만명이 최저생계비만 쓰고 살아도 원리금 상환을 못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대출금리를 낮추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인상기에 예대차를 줄이고 고정금리를 확대하라는 당국의 주문에 가산금리를 낮추고 우대금리를 높이는 등 방식으로 주담대 금리를 내려왔다”며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금융채 금리와 코픽스도 상승하면서 인위적으로 대출금리 상승을 제한하는 건 한계가 있다. 이는 정부의 대출 지원 등 요구와 함께 민간 주식회사의 수익성에 영향을 주는 문제로, 주주들 입장에서는 배임이 될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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