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빨간불’… 거리두기 풀리고 물가 뛰자 실적 주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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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사 6월 결제액 1조8700억, 최근 1년중 최저… 석달새 20% 줄어
美 그럽허브, 역성장에 매각 검토… 英 딜리버루 성장률 전망치 하향
오프라인 시장은 예약 늘며 상승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배달 플랫폼 산업이 거리 두기 해제와 가파른 물가 상승까지 만나 성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집에만 있기보다 밖으로 나가는 소비자들이 늘며 외식 선호도가 높아졌고 음식값에 맞먹는 배달료를 지불할 유인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대로 오프라인 식당이 인기를 끌며 관련 예약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4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국내 배달 앱 3사의 지난달 결제 추정액은 1조8700억 원으로 최근 1년 사이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거리 두기 해제 이전인 3월만 해도 2조3500억 원이었는데 이보다 20% 감소했다.

해외 배달산업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 시간) 시장조사업체 ‘이핏데이터’ 분석을 인용하며 도어대시, 우버이츠 등 주요 배달 플랫폼의 2분기(4∼6월) 주문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2020년은 88%, 지난해는 48%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이다. 미국 3위 배달 플랫폼 그럽허브는 앱 주문 건수가 역성장하는 등 상황이 더 열악해 모회사가 매각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어대시, 우버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50%가량 하락해 25% 떨어진 나스닥 지수보다 큰 낙폭을 보였다. 유럽에서는 최대 배달 플랫폼 업체인 영국 딜리버루가 최근 연간 총거래액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25%에서 4∼12%로 하향조정했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편리해 기꺼이 배달 음식을 즐겨 찾았지만 갈수록 효용보다 비용이 커지고 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바깥 활동이 다시 일상이 되는 상황에서 극심한 인플레이션까지 더해져 지갑 열기를 꺼리는 것이다. 필수품처럼 여겨지던 배달 음식이 사치재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데이터분석회사 M사이언스의 매슈 굿맨 애널리스트는 “가격에 더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예전처럼 편리함을 위해 흔쾌히 비용을 지불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배달산업 정체의 반작용으로 오프라인 외식 관련 시장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데이터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테이블링과 캐치테이블 등 국내 식당 예약 앱의 6월 이용자 수(MAU)는 각각 50만6555명, 37만6315명을 기록하며 모두 올해 1월 대비 50%가량 늘었다.

#배달앱#오프라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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