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국 경제에 적잖은 충격을 준 파업 주체들이다. 각기 다른 업종과 지역에서 발생한 파업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소수 인원의 파업 참여에도 해당 기업이나 관련 업종 전체가 ‘그로기(혼미)’ 상태로 내몰렸다는 점이다.
대우조선 하청지회의 불법 파업에는 대우조선 근로자 및 협력사 2만 명 중 120여 명만 참여했다. 비율은 0.6%다. 국내에 약 42만 대의 사업용 화물차가 등록돼 있는데 화물연대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은 하루 평균 6700명대로 1.6% 수준이었다. CJ대한통운 본사까지 점거했던 택배노조 파업도 CJ대한통운 전체 기사 약 2만 명 중 8.5%인 1700여 명이 참여했다.
피해는 컸다. 51일 동안 1독 진수작업이 중단된 대우조선은 8000억 원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화물연대 파업은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소비재 등 산업 전방위에 걸쳐 조 단위 피해를 입혔다. 하나같이 불법 파업 방식을 놓고 ‘노노(勞勞)갈등’이 불거졌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노조가 내부 반발을 무릅쓰면서까지 과격한 수단을 사용하는 건 가장 효과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방법이어서다. 재계와 노동계에서는 이러한 충격 요법 위주의 투쟁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정부나 기업과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노동계의 분위기가 여전히 강한 편”이라고 했다.
불법을 저질러도 책임지지 않는 일들이 반복되면서 학습효과가 이뤄진 것이 더 큰 이유라는 시각도 있다. 대우조선 하청지회 노사협상 막판 ‘부제소’가 노조 요구의 핵심이었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이번 대우조선 하청지회의 불법파업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법과 원칙”을 여러 번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불법파업 엄단”을 언급했다. 장관 6명이 합동으로 관련 담화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의 정의를 세우겠다는 건 단순히 ‘엄포’로 끝낼 일이 아니다.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행태는 예외 없이 사법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지금부터라도 ‘불법은 예외 없이 처벌받는다’는 학습효과가 쌓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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