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안이 될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의 조기 개발에 성공한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혁신적인 결과입니다.”(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사장)
삼성전자가 25일 경기 화성캠퍼스 V1라인에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 기술을 적용한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품 출하식을 개최했다. 3나노 공정은 현재 반도체 제조 공정 중 가장 앞선 기술이다. GAA 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으로 양산하는 업체는 전 세계에서 삼성전자가 최초다.
○ 세계 최초 GAA 3나노 출하
이날 행사에는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협력사, 팹리스(설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임직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에 참여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세계 최고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라는 포부를 밝히며 “파운드리사업부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등 사업부를 넘어선 협업으로 기술 개발 한계를 극복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이날 출하한 3나노 제품에는 기존 핀펫 구조 대신 GAA 기술이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초부터 GAA 트랜지스터 구조를 연구하기 시작했고 2017년부터 3나노 공정에 본격 적용했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초로 GAA 기술이 적용된 3나노 공정 양산을 발표했다.
GAA는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 면을 게이트가 감싸는 형태다. 채널의 3개 면을 감싸는 기존 핀펫 구조와 비교해 게이트 면적이 넓어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이 높은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의 3나노 GAA 1세대 공정은 기존 5나노 핀펫 공정보다 전력을 45% 절감하고 성능은 23% 향상시킬 수 있다. 내년 도입이 예정된 GAA 2세대 공정은 전력 50% 절감, 성능 30% 향상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는 3나노 GAA 공정을 고성능 컴퓨팅(HPC)에 처음 적용하고 주요 고객들과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제품 등 다양한 제품군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다만 경쟁 업체인 대만의 TSMC가 올 하반기 기존 핀펫 기술을 적용한 3나노 양산에 나설 계획인 만큼 삼성전자가 고객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선 3나노 공정의 수율(합격품 비율)을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현재 복수의 업체들과 추가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정부 “전폭적 노력 아끼지 않을 것”
정부는 파운드리 기술 우위 선점에 나선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정부는 앞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을 통해 세액공제 확대 및 노동 환경규제 개선, 인프라 지원 등을 통해 시스템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2030년까지 10%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축사에서 “치열한 미세공정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삼성전자와 시스템반도체 업계, 소재 부품 장비 업계가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하며 “정부도 민간 투자 지원, 인력 양성, 기술 개발, 소재 부품 장비 생태계 구축에 전폭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이 장관은 특히 “첨단 반도체에 대한 국내 수요가 중요한 만큼, 반도체 미래 수요를 견인할 디스플레이, 배터리, 미래 모빌리티 등 ‘반도체 플러스 산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순차적으로 수립해 적극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출하식에 참석한 협력업체 및 팹리스 업체들은 삼성전자의 3나노 양산이 국내 반도체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팹리스 업체 텔레칩스 이장규 대표이사는 “삼성전자는 초미세 파운드리 공정을 국내 팹리스에 적극 제공하며 팹리스가 제품 설계 범위를 넓혀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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