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사진)이 청년 농업인에게 지원하는 스마트팜 대출에 대해 “모기지론처럼 상환 기간을 25년까지로 늘려 농업 경영에 필요한 자금을 완벽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5년 거치, 10년 상환’으로 돼 있는 청년 스마트팜 대출 상환 기간을 크게 늘려 국정과제인 ‘청년농 3만 명 육성’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취지다.
정 장관은 20일 충남 보령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체 102만 농가 중 만 40세 미만 청년이 경영주인 농가는 1만2400농가(1.2%)에 불과하다”며 “이를 3만 농가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용이 많이 들어 청년 농업인에게 부담이 되는 유리온실 등은 정부가 지어 임대하는 ‘임대형 스마트팜’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5월 취임한 그는 농촌진흥청장을 지내는 등 농정 현장에 밝은 관료다. 정 장관은 “9월에는 ‘청년농업인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해 현재 월 최대 100만 원씩 지급하는 영농정착지원금 인상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형 스마트팜 전국 15곳 조성… 청년들 농촌 정착 돕겠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 인터뷰
“전국 수백개 농가서 빅데이터 수집, 스마트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1ha 30억’ 고가 스마트팜 유리온실… “임대형 스마트팜 귀농 청년에 임대” “혁신밸리 밀양-고흥에 추가 조성, 청년농 3만명 육성 거점될 것”
“농사에 대해 잘 몰라도 정보통신기술(ICT)과 데이터가 있으면 농업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게 ‘스마트 농업’의 장점이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0일 충남 보령의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단 사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정책으로 ‘스마트 농업’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전북 김제와 경북 상주에 조성된 스마트팜 혁신밸리에 대해선 “연말까지 경남 밀양과 전남 고흥이 추가돼 청년 인력 양성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연내 ‘스마트팜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최근 청년들이 ICT에 밝은 장점을 활용해 농업에 새로 진출하는 데 대해 정 장관은 “도시의 편리함을 누리는 한편으로 농업을 경영하려는 청년들의 눈높이에도 잘 맞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최적의 농법이 어떤 것인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빅데이터 수집이 신속히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 장관은 “이미 전국 수백 개 농가로부터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작업에 착수했다”며 “데이터 활용이 가능하도록 올해 하반기까지 스마트팜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정부는 스마트팜 기술 교육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조성하고 내부에 ‘청년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부터 교육생 788명을 선발해 284명이 교육을 수료했다. 정 장관은 “최대 20개월 동안 정보 및 실습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보육 온실을 설치했다”고 소개했다.
스마트팜 유리온실 건설비용이 1ha당 평균 30억 원이 들어 청년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스마트팜 혁신밸리 안에 임대형 스마트팜을 짓고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임대할 계획이다. 2027년까지 전국에 15개 임대형 스마트팜을 조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청년농 3만 명 육성을 위한 복안도 밝혔다. 정 장관은 “영농 초기에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는 게 중요하다. 지금은 최장 3년간 월 최대 100만 원의 영농정착지원금을 지급하는데 대상 확대와 금액 인상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 장관은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농산물 생산과 제조·가공, 유통, 관광을 융·복합한 산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촌에 정착한 청년들이 농촌 융·복합 산업을 계속하면서 도시 청년들이 부러워할 만한 매출을 올리는 성공 사례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지정한 ‘농촌융복합산업 인증 사업자’ 매출이 2020년 2조7000억 원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 미니오이 스마트팜 창업한 기계공학도
정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 앞서 보령에서 미니오이와 백다다기오이를 재배하는 ‘그린몬스터즈’ 스마트팜 현장을 방문했다. 그린몬스터즈의 서원상 대표(37)는 기계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LG전자 연구원으로 3년간 일하다 지난해 창업했다. 그는 창업 계기에 대해 “미래가 정해진 삶보다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었다”며 “스마트팜의 대표 작물인 파프리카가 아니라 오이를 선택한 것도 도전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창업의 꿈을 이루기까지 2년에 걸쳐 스마트팜 교육을 받는 등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 그는 “스마트팜 청년창업보육센터 교육이 큰 도움이 됐다”며 “교육에서 만난 동기생들과 인연을 맺어 함께 농장을 꾸려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를 비롯해 직원은 4명뿐이지만 4628m² 규모의 스마트팜에서 올해 매출 4억 원, 순이익 1억8000만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농장 한쪽에는 오이와 딸기, 고구마 등 지역 특산품 캐릭터를 휴대전화 액세서리로 만든 상품도 진열돼 있었다. 현장을 둘러본 정 장관은 “오이를 형상화한 캐릭터로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이것이 무궁무진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미래 농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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