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지나서 수익 나면 요금 내린다고 했는데, 시간 지나고 수익 발생했는데 언제 내리는데?”
유명 IT유튜버인 잇섭(ITSub)이 최근 이통3사를 향해 이렇게 일침을 가했다. 잇섭은 지난해 KT 10기가 인터넷요금제 속도 저하 문제를 폭로하며 주목을 받았던 유튜버다.
5G(5세대 이동통신)를 기반으로 이익을 내는 상황에도 합리적인 5G 요금제 출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그는 전국망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사실상 5G 요금제 이외의 선택이 어렵고, 데이터 제공량이 극단적으로 구성돼 있다는 데 이의를 제기했다.
잇섭은 영상에서 “현재 5G 인프라가 수도권과 6대 광역시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며 제대로 된 혜택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5G 요금제 사용을 강요받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합리적인 수준에서 5G 요금제가 개편됐으면 한다”고 했다.
◆ ‘중간’ 없는 5G 요금제…SKT ‘24GB’ 데이터 제공량 불만
5G 요금제 논란은 현행 5G요금제에서 제공하는 데이터가 10~12GB(월 5만5000원) 이하와 110GB(월 6만9000원) 이상으로 이원화돼 있다는 데부터 비롯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새정부 출범과 맞물려 민생 안정 대책으로 5G 중저가 요금제가 이슈가 됐고 이통3사는 일제히 8월 내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가장 먼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한 SK텔레콤의 5G 중간요금제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반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월5만9000원에 24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포함해 총 5종의 5G 신규 요금 상품을 지난 11일 과기정통부에 제출했는데, 중간요금제로 칭하기엔 다소 부족한 듯한 데이터 제공량(24GB)이 문제가 됐다.
이동통신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유보신고제 대상이다. 과기정통부는 공정경쟁 저해 여부를 따져 15일 이내에 수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결론은 늦어도 오는 29일 이내에 나올 전망이다.
◆ 정부 ‘반려’ 어려워…경쟁 촉발 카드는 KT·LGU+에
요금제 구성에 대한 불만이 잇따르고 있음에도 과기정통부가 이를 반려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반려는 기존 비슷한 요금제보다 비용 부담이 부당하게 높아지는 등 이용자 이익을 저해하거나 도매대가 보다 낮은 요금으로 경쟁사를 배제할 우려가 있을 때 가능하다. 이번 SK텔레콤의 요금제는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스스로 정정하지 않는 한 당초 설계안 대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이제 관심은 KT와 LG유플러스가 내놓을 요금제에 모인다. KT와 LG유플러스도 다음달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예고한 상황이다. 다만 양사는 SK텔레콤과 달리 과기정통부에 요금제 출시를 위한 신고만 하면 된다.
이 가운데 양사가 5G 가입자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요금제를 내놓는다면 SK텔레콤 또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구성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게 된다.
현재 5G 중간요금제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는 다양한 5G 중저가 요금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참여연대와 한국소비자연맹, 민생경제연구소, 소비자시민모임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계 통신비 인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시민단체들은 “저가 요금제와 고가 요금제에서 최대 30배까지 차이가 나는 데이터 단위가격의 구조적인 모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 또한 구간별 요금제가 나와야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10~30GB, 30~50GB, 50~70GB, 70~90GB, 90~110GB 구간으로 요금제를 추가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럴 때 이용자가 각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에 따른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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