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겨울철 에너지 대란 우려가 커지면서 우리 정부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 겨울철 전력 수요가 여름철보다 높을 때가 많다. 올겨울 세계 에너지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국제금융센터가 올겨울 가스를 포함한 에너지 가격 폭등과 공급 대란을 걱정하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축소로 유럽 천연가스 시장 선물가격이 연초에 비해 177%, 최근 한 달 새 121% 폭등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유럽 쪽의 에너지 위기감은 이미 심각한 지경이다. 유럽 국가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도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사재기를 이미 하고 있다. 중국은 올 여름철 전력난뿐 아니라 다가올 겨울 난방까지 대비하기 위해 민관이 합동으로 해외 석탄 연료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은 천연가스 공급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당장 화력 발전용 석탄 수급이 급하다. 그런데 국제 석탄시장 흐름이 녹록지 않다. 우리나라 수입 석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호주산 발전용 유연탄의 경우 5월 기준 가격은 t당 최대 292달러로 지난해 연평균 가격(t당 127달러)에 비해 2.8배로 올랐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석탄 가격이 급등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전력 수요가 회복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전력 생산자들이 8월부터 발효되는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수 조치 이전에 석탄 재고를 확보하고자 서두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여름 최대 전력수요는 8월 둘째 주 91.7∼95.7GW(기가와트)로 예상했다. 산업부는 이때 전력 예비율이 최저 5.4%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부는 올여름 빠듯한 전력수급 상황에도 불구하고 블랙아웃(대규모 정전) 등 최악의 사태까지 가진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전력 생산에 필요한 석탄과 천연가스 조달이 어려워지면 충분한 예비 전력 확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감안할 때 예상치 못한 불볕더위나 발전소 가동 중단 같은 돌발 상황이 벌어질 경우 전력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가스와 석탄, 석유 등 에너지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물량 확보는 우리 의지와 역량으로 해결할 수 있다. 정부가 에너지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에 나서야만 닥쳐올 위기를 면할 수 있다. 정부가 앞장서 전기를 물 쓰듯 하는 에너지 소비에도 경각심을 심어주는 대국민 에너지 절약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 찬 바람 불 때 준비하면 늦다. 정부는 하루 속히 민관 합동팀을 꾸려 에너지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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