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6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이에 대응한 한국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외 경제 상황이 가뜩이나 불안정한 상황에서 한미 기준금리의 역전 상황을 손놓고 방치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최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빅스텝)한 한은은 일단 앞으로는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3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예상하고 있는 물가와 성장 전망 경로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당분간 금리는 빅스텝보다 0.25%포인트씩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금리가 더 높아졌다고 해서 당장 추가 빅스텝을 강행하기보다는 경제 상황을 지켜보며 차분히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한은이 올해 남은 세 차례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두세 차례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린다고 가정하면 연말 한국의 기준금리 수준은 2.75~3.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와 학계에서도 일단 한은이 다음달 금통위에서 두 번 연속 빅스텝이라는 가속 페달을 밟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이 당장 빅스텝을 밟을 필요는 없다”며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1.0%포인트 안쪽으로 유지되면 되는데, 현재 0.25%포인트 차이인 상태에서는 급격한 자본유출이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단기간은 몰라도 금리역전을 오랫동안 방치할 수는 없다”며 “한국 소비자들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역대 최고로 치솟았고 생산자 물가도 높기 때문에 빅스텝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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