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만에 4개월 연속 소비 감소… ‘스티커 쇼크’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9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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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뉴스1
기사와 무관한 자료사진. 뉴스1
치솟는 물가와 금리 인상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달 소비가 24년여 만에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월에도 6%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스티커 쇼크’(높은 가격표에 놀라 소비하지 않는 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5월보다 0.9% 감소했다. 소매판매가 4개월 연속 뒷걸음질친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7년 10월~1998년 1월 이후 처음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5% 감소해 2020년 12월(―2.1%) 이후 18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보였다.

물가와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잦은 비로 야외 활동이 어려워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오락·취미·경기용품 소비가 전달보다 4.5% 줄었고 신발·가방 역시 2.1% 감소했다. 음식료품(―1.1%)은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차량 인도가 늦어지면서 승용차(―4.1%)를 포함한 내구재도 2.3% 줄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7월 소비자물가는 장마, 폭염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지난달에 이어 6%대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다음 달 2일 발표된다. 6월 소비자물가는 6.0% 급등해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스티커 쇼크로 인한 소비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고물가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스티커 쇼크가 보복 소비 심리를 압도하고 있다”며 “물가 상승 영향이 서비스 업종으로 확산되면 3분기(7~9월) 전체 민간소비가 마이너스를 보일 수도 있다”고 했다.

지난달 생산과 투자는 각각 0.6%, 4.1% 증가하며 회복세를 이어갔다. 다만 제조업 출하 대비 재고 비율(재고율)은 124.6%로 한 달 새 10.3%포인트 상승했다. 2020년 5월(127.5%)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재고가 빠르게 쌓이면서 시차를 두고 생산도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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