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곳 이상서 돈 빌린 다중채무자 450만명, 채무액 600조 육박”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31일 14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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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이하 청년층과 60대 이상 노년층
5년새 32.9% - 32.8% 급증”
금융연구원 보고서

동아DB
3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가 올해 4월 말 현재 451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빌린 채무액은 600조 원에 달한다.

소득 기반이 약한 청년, 노년층의 다중채무액 증가 속도가 빠른 데다 이들의 채무가 대출 금리가 비싼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에 몰리는 경향이 있어 잠재 부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간한 ‘국내 금융권 다중채무자 현황 및 리스크 관리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현재 국내 다중채무자 수는 451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가진 채무액은 598조8000억 원이었다. 2017년 말(416만6000명, 490조6000억 원)과 비교해 다중채무자 수는 8.3%, 채무액은 22.1% 증가했다.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후의 저금리 상황에서 주식·가상자산 투자 열풍 등이 불며 다중채무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 청년층과 60대 이상 노년층의 4월 현재 다중채무액이 2017년 말과 비교해 각각 32.9%, 32.8% 급증했다. 전체 다중채무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50대 중년층(61.5%)이 가장 컸으나 이들의 채무액 증가 속도(16.2%)는 청년층과 노년층보다 느렸다.

업권별로는 대출 금리가 상대적으로 비싼 저축은행권과 여신전문금융업권(신용카드, 캐피탈사)의 다중채무액 증가율이 높았다. 저축은행권의 4월 현재 다중채무액은 2017년 말보다 78.0% 늘었고 여전업권도 44.4% 증가하며 전체 채무액 증가율(22.1%)을 크게 상회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생계형 자금 수요가 늘어난 데다 은행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되며 제2금융권으로 대출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청년, 노년층 다중채무자가 늘고 있어 잠재 부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저축은행권의 30대 이하 청년층 다중채무액은 4월 현재 11조1000억 원으로 2017년 말보다 71.1% 늘었다. 여전업권의 60대 이상 노년층 다중채무액은 8조5000억 원으로 같은 기간 83.5% 급증했다.

저자인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고금리 다중채무는 대출자의 소비 여력을 위축시켜 감내 수준을 넘어갈 경우 (채무가)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다중채무자의 대출을 분할상환이나 고정금리 상품으로 전환하고 금융사의 손실 흡수 능력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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