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운동의 전도사였던 1세대 가치 투자자들이 연이어 불명예 퇴진하고 있다. 올 6월 불법 투자 의혹으로 물러난 존 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에 이어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사진)도 차명투자 의혹으로 금융감독원 조사가 시작되자 물러날 뜻을 내비쳤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을 대상으로 한 정기검사에서 강 회장이 공유 오피스 업체 ‘원더플러스’에 수십억 원을 대여해줬고, 해당 법인이 이를 투자에 활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원더플러스는 강 회장이 대주주이며, 그의 딸이 2대 주주다. 금감원은 이를 일종의 차명투자로 보고 현재 제재 수위를 논의 중이다. 이에 강 회장 측은 투자수익이 원더플러스로 귀속되기 때문에 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감원은 실질적으로 강 회장이 원더플러스의 1대 주주이고, 수익금도 언제든지 강 회장의 것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강 회장은 지난달 29일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3년간 에셋플러스에서 맡았던 제 소임을 다하고 떠나고자 한다”며 사임 의사를 전했다. 1987년 동방증권(현 SK증권)으로 금융시장에 입성한 강 회장은 국내 ‘1세대 펀드매니저’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주식을 통해 1억 원으로 156억 원을 벌어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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