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에 이어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도 ‘차명 투자’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한 것을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동학개미를 이끌며 가치투자를 널리 알린 긍정적 역할을 해온 1세대 수장들이 희생양이 된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부터, 단기에 이름을 알리는 과정에서 업계에 적을 많이 만들었다는 주장도 있다. 이와는 반대로 잘못한 점을 엄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존리 전 대표에 이어 강 회장에 대해서도 차명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메리츠자산운용과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수시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강 회장의 자기매매 정황을 포착했다. 금감원은 강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원더플러스’에 본인 자금을 대여해준 뒤 법인 명의로 자산운용한 행위를 일종의 ‘차명 투자’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에는 존리 전 대표의 아내가 주주로 있는 회사의 펀드에 메리츠운용이 투자해 자본시장법을 어긴 것 아니냐는 제보를 받고 검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존리 전 대표는 사임을, 강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한 고위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중심으로 돌아가던 증권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이 유입되도록 지난 2년여 선한 영향력을 미친 부분이 크다”며 “가치·장기투자 등을 전파하며 개인들에게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며 그동안 증권업계가 전반적으로 성장하는데 일조했다고 본다. 덕분에 우리도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보지 않았나”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유명 인사를 대상으로 한 기획 조사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두 사건은 ‘차명 투자’로 비슷한 의혹이었으나 검사에 나가게 된 경위나 세부적인 내용 등이 달랐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자산운용업계에 적이 많았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들이 자사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타사에 적을 만들었던 것 같다. 회사 내부에서도 이들의 외부활동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도 있던 것 같다”며 “외부활동 보다 실질적인 회사 운용에 힘을 더 실어주길 원하는 목소리도 있던 것으로 안다. 그런 불평이 내부고발 등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공과 과는 별개로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증권시장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력은 인정하더라도 잘못은 가려내 증권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른 자산운용 관계자는 “최근 2년여 개인투자자들의 증권시장에 유입되면서 투자에 대한 관심은 크게 늘었지만 사모펀드 사태나 공매도 위반 등으로 최근 다시 불신이 커지고 있다”며 “투자심리가 이전보다 얼어붙은 만큼 어느 때보다 신뢰회복이 중요한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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