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각국 마진분석 용역 발주
용도별 가격 차등제 등도 검토
낙농업계 “부담 떠넘겨” 반발
정부와 낙농업계가 원유 가격 산정을 놓고 갈등을 벌이는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가 유제품의 유통마진 구조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3일 농식품부 당국자는 “여러 국가의 우유 유통마진 구조를 비교 분석하는 내용의 연구용역을 지난달 발주했다”며 “연말에 보고서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유통마진을 내리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용도별 가격차등제’는 마시는 우유(L당 1100원)와 치즈, 버터 등을 만드는 가공유(L당 800원)의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제도다. 기존의 ‘생산비 연동제’는 농가가 연간 쿼터(지난해 말 기준 220만 t) 이내로 생산한 원유에 대해 우유와 가공유 구분 없이 생산 비용을 반영한 가격을 일률적으로 적용한다. 지난해의 경우 L당 1100원이었다.
정부는 연동제가 수요와 상관 없이 생산비와 연계돼 있어 원유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원유 가격이 지난 20년간(2001∼2020년) 72.2% 오르는 동안 유럽은 19.6% 오르는 등 가격 경쟁력이 다른 나라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다.
낙농업계를 대표하는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정부의 용도별 가격차등제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과도한 유통마진에는 손대지 않고 낙농업계에만 부담을 전가한다는 것. 협회는 “생산비와 사료비가 폭등한 데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목부 노임도 올랐다”고 밝혔다. 협회는 유통 마진 연구용역과 관련해서는 결과를 두고봐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지난달 협상 과정에서 정부가 구매를 보장하는 마시는 우유의 생산량을 정부 협상안인 195만 t에서 200만 t으로 늘려줄 것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협회는 “향후 협상 상황에 따라 납품 중단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납품 중단까지 갈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농식품부 당국자는 “몇 년간 원유가 초과 공급돼 낙농업계의 협상력이 과거보다 낮다. 납품 중단을 하더라도 일부 낙농가만 참여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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