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한달 새 국내외 5만대 계약… 티볼리 이어 SUV 돌풍 이끌며
위기의 쌍용차에 활력 불어넣어… 준중형인데도 중형 쏘렌토 크기
인기 식은 디젤 대신 가솔린엔진… 기본 2740만원으로 ‘착한 가격
기업 회생과 경영 정상화 기로에 놓여 있는 쌍용자동차에 최근 낭보가 전해졌다. 지난달 월간 판매량(1만692대)이 1만 대를 넘긴 것이다. 2020년 12월(1만561대) 이후 19개월 만이다.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의 역할이 컸다.
지난달 5일 출시 직후 토레스는 쌍용차 내부는 물론이고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정통 SUV 명가의 부활’이란 쌍용차의 새 모토 아래 탄생한 첫 신차인데, 기대만큼의 실적을 내고 있어서다. 사전계약 대수만 3만 대가 넘었다.
출시 한 달여가 지난 10일 현재 국내외에서 5만 대 이상의 본계약이 이뤄졌다. 2015년 티볼리 이후 쌍용차가 오랜만에 내놓은 히트작이자 단숨에 회사 ‘간판 차종’으로 등극한 것이다.
지난달 인천 영종도 네스트호텔에서 1시간여를 시승한 토레스는 확실히 ‘잘 팔릴 만한’ 차였다. 외관은 쌍용차가 브랜드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새로 정한 디자인 철학 ‘Powered by toughness’(강인함에 의해 추진되는 디자인)에 걸맞았다. 굵직굵직한 전면 그릴과 스페어타이어를 형상화한 테일게이트 가니시로 강인함을 물씬 풍겼다.
반면 슬림 앤드 와이드를 테마로 설계된 실내는 12.3인치 크기의 대형 디스플레이와 터치스크린으로 첨단 자동차의 세련미가 돋보였다. 준중형 등급으로 분류되는 토레스는 기아의 중형 SUV 쏘렌토보다 전폭(너비)은 10mm 좁지만 전고(높이)는 오히려 높다. 토레스의 전폭과 전고는 각각 1890mm, 1720mm, 쏘렌토는 1900mm, 1695∼1700mm다.
다만 실내 앞뒤 공간을 결정하는 토레스의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 사이의 거리)는 2680mm로, 같은 등급 내 경쟁 모델인 현대자동차 투싼이나 기아 스포티지보다 짧다. 그럼에도 적재공간이 기본 703L에서 뒷좌석을 접으면 1662L까지 늘어난다. 많은 짐을 싣고 캠핑이나 레저 활동을 떠나기에 충분한 크기로 보였다.
토레스는 쌍용차의 대표 연료였던 디젤 대신 가솔린 엔진(1.5L)을 장착했다. 강인한 외관과 달리 한층 부드러워진 주행감과 실내 정숙성, 차체 안정감이 확보됐다. 고속도로나 언덕길을 주행할 때도 가속력 면에서 아쉬움이 들지 않았다. 토레스의 최고출력은 170마력, 최대토크는 28.6kg·m이다.
이번 모델에는 능동형 주행 안전 보조 기술과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IACC) 등 쌍용차의 여러 첨단 주행 보조 기술들이 적용됐다.
상품성을 높이는 요소는 역시 가격. 기본가(개별소비세 인하 기준)가 T5 모델은 2740만 원, T7은 3020만 원이다. 토레스는 한마디로 쌍용차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최대한의 ‘가성비’를 제공하는 차였다. 화제를 모은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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