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공식 복권됐다. 5년간의 취업제한에서 풀려나면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등기이사 취임 및 이사회 참여 등 경영 일선 복귀가 가능해졌다. 이에 연내 회장 취임 여부 및 시점과 함께 복귀 첫 경영 메시지가 어떤 형태로 제시될 것인지 등 삼성의 내부 정비 시나리오에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삼성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수순과 별도로 연내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2년 연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2014년 5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갑작스레 쓰러진 이래 사실상 삼성 총수로 역할을 해 왔다. 4대 그룹 중 삼성을 제외하고 SK·현대자동차·LG 등 주요 그룹들이 이미 3세 경영 체제를 구축한 지 오래인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10월 25일 이건희 회장 2주기를 지난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이 회장 승진일로 점쳐진다. 그간 이 부회장이 밝혀왔던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넘어서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효도)’ 정신에 따라 아버지의 2주기를 지낸 뒤 회장 취임 메시지를 발표하는 안이 유력하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다만 이 경우 통상 12월 초 이뤄지는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까지 한달 여밖에 남지 않게 된다. 그룹 내부 재정비를 위해 이보다 이른 시점에 회장 취임을 결정하고 인사 및 조직 개편 구상에 착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 내부에서는 이와 함께 이 부회장의 그룹 경영 복귀 메시지 작업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2023년)은 1993년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발언한 ‘신경영선언’ 30주년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가석방 이후 “냉혹한 현실을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 “목숨 걸고 (투자) 하는 것” 등 비공식 발언을 이어왔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 첫 공식 메시지인 만큼 삼성 안팎의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임직원 및 국민들에게 분명한 철학을 제시하는 내용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기간 숙고해 온 삼성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져 있다. 삼성은 2013년부터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다 이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관련 작업을 미뤄왔다.
이와 관련 삼성은 지난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의뢰했다. 최근 BCG에서 최종 보고서 작업이 완료돼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로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보고서는 나왔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실타래가 많이 남아있다”며 “연내 사업지원TF에서 검토가 끝나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와의 논의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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