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충북 충주시 전통 장 제조업체 금봉산농원. 이곳 조연순 대표(39)가 정보기술(IT) 전문가들과 ‘스마트 장독’ 설계를 논의하고 있었다. 투명 아크릴판으로 지어지는 스마트 장독은 각종 센서로 발효에 적합한 온·습도를 자동 조절해 된장, 고추장을 담그는 첨단시설. 연면적 990m² 규모의 이곳에 된장 2t이 들어가는 플라스틱 재질의 특수 항아리 30개를 두게 된다.
조 대표가 시할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전통 된장의 핵심 비법은 자연풍에 3년간 발효시키는 것이다. 공기 중 다양한 발효균이 유입돼 전통 장 특유의 풍미를 더하는 구조다. 문제는 자연발효에 오랜 기간이 걸려 생산비가 올라간다는 것. 여기에 시큼한 맛을 내는 균이 착생하는 걸 막기 위해 장의 짠맛을 높여야 하는 것도 상품화를 어렵게 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개발된 게 ‘스마트 장독’이다. 온·습도를 최적으로 유지해 자연 발효 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대폭 줄일 수 있다. 또 외부 공기에서 부적절한 균을 걸러내는 여과기를 설치해 자연풍의 이점을 살리면서 염도를 낮출 수 있다.
올해 특허 신청을 앞둔 스마트 장독은 100% 태양열 전지를 통해서만 작동하는 친환경 기술이 적용됐다. 표고버섯 전통된장 제조특허를 보유한 금봉산농원은 지난해 5억5000만 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현재 카카오쇼핑에서 청국장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2013년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이 컸다. 조 대표는 “충주시 농업기술센터, 충북농업기술원에서 장 담그기 이론을 무료로 배울 수 있었다. 영농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은 지자체의 교육 지원을 충분히 활용하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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