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등 중부지방에서 시작된 비가 남부지방까지 이어지며 채소들의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고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물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 폭우로 채소가격이 급등하며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최근 전국에 호우가 쏟아지며 양배추·미나리 등 채소류의 품질이 하락하고 반입량이 감소해 전통시장 도매가가 상승했다.
배추, 감자, 시금치, 상추, 오이, 주키니, 토마토, 당근, 고추, 버섯, 샤인머스켓 등 채소와 과일을 가리지 않고 반입량이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aT는 최근 일일동향을 통해 전체적으로 반입량 감소하며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배추, 시금치, 상추, 샤인머스켓 등은 우천으로 인해 당도가 떨어지는 등 품질이 하락해 산지에서 수확을 멈춰 가격이 급등했다고 aT는 설명했다.
전날 기준 시금치는 4㎏ 기준 11만원에 거래되며 하루 전보다 4만8000원 올랐다. 오이는 50개 기준 4만5000원이 오른 8만8700원, 주키니는 10㎏ 기준 4만1500원 오른 7만7700원에 도매가가 형성됐다.
서울 한 전통시장을 찾은 고모씨(41)는 “배추와 과일을 사려고 했는데 예상보다 품질이 너무 좋지 못했다”며 “다른 채소나 과일로 대체하려고 해도 모두 품질이 좋지 않거나 가격이 폭등한 상품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aT는 시금치 등 일부 품목은 폭우에 이어 폭염이 예상되며 당분간 높은 가격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잦은 우천과 고온에 따른 무름병 등 병해충이 발생해 작황부진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배추, 무, 깐마늘, 양파 등 추석 성수품은 정부의 비축물량 공급 등에도 여전히 수급조절 매뉴얼상 ‘상승 주의~심각’ 단계를 보였다. 수급조절 매뉴얼은 가격 상승과 하락구간으로 각각 나눠 ‘주의~심각’ 단계에 따라 비축물량 시장 공급, 물량 시장 격리 등의 조치를 취한다.
다만 사과, 배 등 추석 성수품 중 과일과 축산물은 생산에 큰 차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 추석 영향으로 정부가 나서 홍로 수확을 앞당기며 올해 생산량이 51만5000톤으로 예측됐다. 평년보다 1.1% 많은 양이다. 배 역시 24만7000톤이 생산되며 평년(20만5000톤)보다 20.4%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과는 10㎏ 가격은 6만5860원으로 평년(8만3500원)보다 22% 하락했다.
축산물도 사육 마리 증가로 도축이 늘며 공급은 원활하지만 국제 곡물가 상승 여파로 평년보다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1등급 한우 등심 1㎏ 가격은 10만2670원으로 평년(8만7680원)보다 17.0% 높다. 돼지고기는 삼겹살 1㎏ 가격이 2만6330원으로 평년(2만3250원)보다 13.2% 상승했다.
aT 관계자는 “배추 등 일부 품목은 향후 무름병 등 병해충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생산량 감소가 점쳐진다”며 “공급량 하락으로 일부 품목은 당분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20대 추석 성수품 공급량을 평시 대비 1.4배인 23만톤 규모로 늘리는 내용의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14개 성수품에 대해 추석 3주 전인 18일부터 정부 비축, 농협 계약재배 물량 등을 활용해 평시 대비 1.5배 확대 공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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