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수출 감소” 65%… 내수도 동반침체 신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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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제 침체 ‘차이나 리스크’ 여파… 수출 절반 의존 韓반도체등 타격
하반기 내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한경연 “성장률 2% 초반땐 진입”
디스플레이-화장품 등 실적 꺾여… 商議 “정부, 수출 지원책 마련해야”

상반기(1∼6월)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쓴 국내 산업계의 하반기(7∼12월)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7월의 중국 경제 지표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차이나 리스크’가 덮친 데 이어 내수 측면에서도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 발생)이 하반기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 “차이나 리스크에 하반기 수출 악화될 것”
17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수출기업 중 대다수는 하반기 수출 실적이 상반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국내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대외환경 변화에 따른 수출 전망과 정책과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의 64.7%는 ‘올 하반기 수출은 상반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큰 변동 없을 것’이란 응답은 23%, ‘증가할 것’이란 응답은 12.3%였다. 하반기 수출 하락 비율은 평균 ―2.81%로 전망됐다.


하반기 전망이 꺾이는 가장 큰 배경으로는 중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수요 급감(44.3%)이 꼽혔다. 15일 발표된 중국의 7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 전반이 둔화세를 보이면서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소매판매의 전년 대비 증가세가 2.7%에 그치면서 기대치인 5%를 크게 밑돌아 ‘세계의 시장’인 중국의 소비 위축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에 전체 수출의 절반 이상(7월 기준 56%)을 기대고 있는 반도체와 33%를 의존하는 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력 산업계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 대한상의 조사에서 중국 시장에 진출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평균 응답 비율보다 높은 72.1%의 기업들이 ‘하반기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이나 리스크와 함께 또 다른 하반기 수출 감소 전망 요인으로는 부품·원자재가 인상 충격(37.6%), 공급망 위기(18.1%) 등이 꼽혔다. 업종별로는 가전(―6.67%)의 감소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으며, 이어 섬유·의류(―5.86%), 철강(―4.32%), 조선·플랜트(―0.3%), 제약·의약품(―0.67%) 순이었다.

수출 위축 흐름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조사 대상 기업의 66%는 내년 수출을 ‘올해보다 더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15.7%에 그쳤다.
○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가시화에 내수도 우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반기 내수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날 한국경제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이 둔화되지 않는 상황에서 하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대 초반까지 하락한다면 물가와 성장률 기준 모두 스태그플레이션 기준을 충족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수준은 아니지만 국민 체감상으로는 이에 준하는 상황에 돌입할 것이란 우려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 하락 조짐은 이미 상반기 실적에도 일부 나타났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공시된 주요 기업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경기 침체의 최전선에 있는 디스플레이, 화장품, 식음료, 건설 등 주요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TV 수요가 급감하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는 매출이 1조7695억 원 줄고 4500억 원 영업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은 영업이익이 3141억 원, 아모레퍼시픽은 1290억 원 감소했다. 원자재가 상승과 건설 불경기를 맞은 대우건설은 영업이익 1139억 원, SK에코플랜트는 199억 원이 줄어들었다. 올해 2분기(4∼6월) 국내 시장에서 24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던 농심도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0억 원 감소했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공급망 위기에 차이나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의 하반기 수출에 대한 걱정이 크다. 정부가 수출 현장 우려를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으로 수출 활력을 제고할 장기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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