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印尼와 계약 체결했지만 아직 계약금 입금 안 해 손실 위기
대우조선 “印尼 정부와 지속 대화”
연속 적자로 부채비율 500% 넘고 경영 실책 겹쳐… “독자생존 불투명”
최근 일부 협력사 직원들의 선박 점거 농성으로 홍역을 치른 대우조선해양이 이번엔 잠수함 자재 ‘선발주’로 약 800억 원의 손실 가능성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연속 적자 행보, 500%가 넘는 부채비율, 노사 갈등, 경영상 실책 등 여러 난맥상이 겹치면서 대우조선의 독자 생존 전망이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2019년 4월 인도네시아 정부와 1조1620억 원 상당의 잠수함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3개월 만에 독일 지멘스사와 추진전동기 3세트에 대한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가는 5850만 유로(약 789억 원). 최종 결재자는 당시 특수선사업본부장이었던 박두선 현 사장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3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계약금을 입금하지 않았다. 해당 계약이 발효되지 않으면서 선발주 부품 값이 그대로 손실 처리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대우조선 측은 “계약 발효를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지속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대우조선 경영 부실의 단적인 사례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대우조선은 2020년 4분기(10∼12월)부터 올해 2분기(4∼6월)까지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만 1조7546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의 장기 파업으로 수천억 원대의 매출 손실(추산)이 발생했다. 경영진은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거취 문제를 포함해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2001년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후 2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구조적 한계라는 지적도 있다. 경영인들이 10년 이상의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조선업의 경영전략을 짜기보다는 자리 보전을 위해 단기 성과에 목맨다는 측면에서다.
2015년 분식회계 사태나 조선 불황기의 저가 수주 경쟁 모두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또한 친환경 연료 개발 등 미래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를 집행하기에는 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하고 보수적인 지금의 산업은행 관리 감독 체계가 적합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분리매각과 통매각 등 업계에선 대우조선의 다양한 매각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이 수주 호황기를 맞이하며 경영 정상화를 이룰 절호의 기회에 온갖 구설에 오르며 대우조선 스스로 발목이 잡힌 형국”이라며 “산업은행 역시 대우조선을 매각하려 해도 마땅한 인수 주체를 찾기 힘들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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