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기술을 더해 최적의 정보 제공…트래블 테크 성장 이끌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23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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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종합여행사 타이드스퀘어 윤민 대표 인터뷰

“미래의 여행사는 글로벌 테크기업으로 가야 한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검색 알고리즘으로 항공권과 호텔, 체험상품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개인의 취향까지 만족시켜야 살아남는다.”

온라인 종합여행사(OTA)이자 트래블 테크 기업인 타이드스퀘어의 윤민 대표(53)가 그리고 있는 여행 상품의 미래이자 현재다. 타이드스퀘어는 세계 항공사들의 항공편과 호텔, 여러 체험 상품들과 직접 연결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해 중소여행사와 개인들에게 다양한 여행 상품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 기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올해 3월 85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2019년에는 카카오, 두나무 등으로부터 약 500억 원의 투자를 받는 등 총 14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고려대 식품공학과 출신인 윤 대표는 유니텔, 새롬기술 등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고, 대한항공과 현대카드에서는 마케팅을 담당했다. 여타 여행사들이 패키지 여행 상품 개발에 몰두하는 것과 달리 여행 관련 기술 기반을 구축하는 회사를 꾸린 배경이다.

“온라인에서 여행 계획을 짜고 상품을 선택하는 게 일반화되면서 여행업은 장치산업이 돼 가고 있다. 항공사에게 받은 데이터가 많을수록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조합도 많아진다. 더 많은 데이터가 있으면 기내식을 미리 주문할 수도 있고, 창가와 복도, 와이파이(WiFi) 제공 여부 등 다양한 서비스를 고객이 선택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복잡한 데이터 조합에서 최적을 찾는 작업은 더 이상 여행사 직원이 할 수 없고, 기술의 영역이 되고 있다.”

타이드스퀘어는 자사 기술을 바탕으로 현대카드 고객을 위한 프리미엄 여행 브랜드 ‘현대카드 프리비아(PRIVIA) 여행’도 운영하고 있다. 2017년 SK투어비스를 인수해 기업 출장, 마이스(MICE) 영역에서도 시장점유율을 높여 왔다. 설립 7년 만에 국내 종합여행사 5위권(BSP 기준)에 진입했다. 그러나 윤 대표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 온라인 항공권, 호텔 검색에 강점을 가진 ‘트래블 테크놀로지(Travel Tech)’ 기업으로 국내외 여행사 등을 대상으로 한 ‘B to B’(기업간 거래) 시장에 집중해왔다.

특히 코로나19가 창궐한 2년여간 구글과 삼성전자 출신 개발자 60여 명이 타이드스퀘어의 여행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매진해왔다. 윤 대표는 “전 세계적인 차세대 항공 예약 플랫폼인 ARM인덱스 인증을 완료함으로써 기술 우위를 선점한 것이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ARM인덱스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주도해 개발한 항공권 예약, 발권, 취소를 위한 차세대 항공 플랫폼 NDC의 새로운 이름이다. 타이드스퀘어는 이미 2018년에 전세계 7개사만 인증받은 최고 등급인 NDC Capable 레벨 3을 받았고, 2019년에는 전세계 13번째로 ‘NDC Aggregator 레벨 4’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타이드스퀘어는 자사 여행 플랫폼인 투어비스에 2019년 국내 최초로 ARM 인덱스를 연동했다. 루프트한자독일항공(LH), 싱가포르항공(SQ), 진에어(LJ) 연동을 시작으로 에미레이트항공(EK)과 아메리칸항공(AA) 등 총 16개의 항공사와 ARM인덱스 연동을 맺었다. 이로써 국내 여행사 중 중 ARM인덱스에 가장 많은 해외 항공사와 직접적인 항공권 예약, 발권 제휴를 맺은 기업이 됐다.

“ARM Index를 적용한 OTA에서는 항공사와 직접 연동한 효율적인 요금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소비자가 직접 발권과 취소, 좌석 지정, 수화물 추가, 기내식 선택, 기내 엔터테인먼트 구매 등의 부가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그동안 거의 할 수 없었던 일인데 NDC를 최초 상용화해서 항공권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하고 다양한 기내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타이드스퀘어는 최적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0월에는 북미 최대 여행사 협의체인 ‘트래블 리더스 네트워크’에 가입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트래블 리더스 네트워크는 6000개의 지점과 4만 명 이상의 여행 자문단을 보유하고 있다. 윤 대표는 또한 2016년부터는 매년 여행기술마케팅 컨퍼런스인 WIT(Web in Travel)도 주최해 전 세계 OTA(On-line Travel Agency)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트래블 테크 기업의 고민은 얼마나 많은 고객에게 좋은 데이터를 추천해 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많은 항공사, 수많은 여행사와 협업해야 하고 글로벌하게 소통해야 한다. 보통 여행사들은 중간 대행사를 통해 해외 항공사, 호텔, 리조트에 연결해왔는데 우리는 직접 연결함으로써 더 많은 데이터와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타이드스퀘어는 국내에서도 다양한 ‘협업’을 통해 성장해왔다. 지난해 4월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회원이 타이드스퀘어가 운영하는 ‘현대카드 프리비아 여행’이나 ‘투어비스’에서 호텔을 예약하면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최대 1500마일까지 적립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호텔을 예약하면 항공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서비스는 국내에서 처음이었다.

지난해 6월에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고 카카오T 앱에서 국내선 항공권 검색, 예매, 발권을 진행할 수 있는 ‘카카오 T 항공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한 특가 항공권 알림 앱 플레이윙즈, 숙박 예약 앱 올스테이, 여행스타트업인 비앤비히어로, 비마이게스트, 폴라리움 등에도 투자해왔다.

“여행은 원래 검색이 중요하다. 검색하고 예약하고 그리고 여행을 간다. 그런데 새로운 패턴이 나타났다. 지인들끼리 같이 채팅하고, 뭐가 좋을지 선택하고, 쇼핑한다. 중국 위챗에서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이런 트렌드에 맞춰 카카오톡에 ‘카이트(KYTE)’ 서비스를 론칭했다. 친구들과 톡을 나누다 항공과 숙박을 바로 예약할 수 있다. 이 서비스가 여행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윤민 대표는 “코로나19 이전 국내 여행 산업은 디지털 트렌드와 해외 OTA 진입에 따라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여행업의 경쟁은 다시 치열해질 것이고,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서 기술 개발에 더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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